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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스케 사건 해결집 - 나누시 후계자, 진실한 혹은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김소연 옮김 / 가야북스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았다. "마노스케 사건해결집" 이 바로 그 책이다. 바쁜 일상 탓도 있지만 꼭 읽어야 할 책(과제)들이 늘면서 나에게 "재미"였던 독서는 "곤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접한 상큼한 표지그림과 색깔의 이 책을 발견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편하게 오랜만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책 표지에는 진실한 혹은 소소한 일상의 미스터리라고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정말 소소한 이야기들이 주된 내용이다. 매력적인 세친구로 구성된 마을의 해결사들이 각종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세 친구 중에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당연히 마노스케다.
'나누시'는 애도시대 지방관리 중의 하나로 마을의 소소한 분쟁들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관리인데, 존경받는 나누시 소에몬의 골칫덩이 아들 마노스케를 주축으로 여러 가지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다른 소설 속의 해결사들과는 달리 게으르고 천하태평한 마을의 말썽꾼이다. 그리고 각기 다른 성격의 두 친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그 과정은 아주 흥미롭다. 소소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그 곳에 담겨있는 '사람'의 이야기도 너무 좋았다. '사건'보다 '사람'이 우선 된 이야기라 어떤 사건은 흐뭇하게 어떤 사건은 안타깝고 마음 찡하게 해결 되었다. 처음에 미스테리, 사건해결 집 이런 단어들이 [소년 탐정 김전일] 같이 의문살인이나, 뭔가 무서운 내용이 있을 꺼라 생각했지만 상큼한 표지에 걸맞게 우리 주변에 왠지 있을법한 (시대가 에도시대라 해도) '사람'의 이야기라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책은 처음 접해봤는데 왠지 유쾌한 이야기들을 쓸 것만 같은 작가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을 인연으로 이 작가의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책을 단숨에 읽고선 이 책을 영화화나 드라마화 하면 참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 시대극은 잘 보지 않아도 이런 이야기라면 즐겁게 볼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보니 이런 오래된 일본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처음 읽어본 것 같기도 하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데 독서의 즐거움을 잠시 잊고 산 나에게 좋은 전환점이 된 책이었다. 나의 독서의 계절은 마노스케와 지금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