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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보던 일상적인 것들이 달라진다면 크고작은 변화는 당연히 올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늘 보는 해와 달 낮에는 하나의 해, 밤 역시 하나의 달, 이 공식이 깨어져 이것들이 증식을 시작해 여러개로 늘어 난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세상이 좁고 답답해 보여 지루함과 무기력함으로 뭔가 나를 자극해줄 시원한 사건이 있길 바랬다. 날은 덥고, 밖은 사람들로 가득차고 이때 우연하게 목격된 무중력 중후군이 신선한 자극이 될 것 같았다. 우선 제목부터가 뭔가 의미심장하지 않은가...무중력증후군...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무중력과 현대인이라면 절대로 피해 갈 수 없는 증후군이 합해져 있는 이 의심스런 소설의 제목이 내 눈길을 끌었다.
어느날 달이 번식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던 하늘의 그 달이 두 개가 되었다는 거에 공포 수준에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생겨난 무중력자들...소설의 주인공 노시보는 지금 우리 현실의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취업난을 느끼고, 회사에 언제든 사표를 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5-HTT 11번유전자를 짧게 가지고 태어난 소심한 주인공은 지금 거리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그런 인물중의 하나다. 노시보와 달, 그 미묘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작가는 그녀가 만들어 놓은 허구적 혼란의 지구를 커다랗게 그려놓고, 현실적인 인물들과 여러가지 이슈들로 하여금 허구의 세계에 실제를 아주 솜씨있게 버무려 놓았다. 그리고 우울한 스토리 안에 가득한 작가의 재기발랄한 생각들과 문체들이 이 책의 세계에 신나게 동화시켜 주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공부라는 유예기간을 받아 아직 사회인이 아닌체 살아가는 20대의 나에게 어느날 바바리맨이 나에게 폭탄이 있다고 말하고 유유히 사라지게 되어 나 또한 거대한 무중력증후군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서 다시 버텨갈 수 있는 희망과 힘을 나만의 재기발랄함으로 버텨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