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한 표지의 꽃피는 고래..어느 소녀의 성장소설이라는 점으로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왠지 동화같은 이야기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피고 그 책이 내 손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더 깊게 변화했다. 깊은 이야기 가벼운 첫인상을 넘어 진한 여운을 주는 책이었다. 예쁜 느낌의 책 제목은 나중에야 고래를 잡을 때 급소를 맞은 고래가 마지막 숨을 내 쉴때 뿜을 때의 핏빛 물주기를 뿜는 모양을 꽃피는 고래라고 표현한다는 것을 알았다. 제목만으로도 뭉클하게 하는 이 책의 이야기.. 가장 불안한 시기의 나이에 세상을 잃어버린 주인공 니은이의 처용포 이야기..그리고 또 다른 세계로의 니은의 경험은 소녀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신화같은 이야기..어느세 내가 니은이가 되어 처용포에서의 잔잔하고 여운이 가득한 삶을 살고있었다. 내가 니은이였다면 어땠을까? 깊은 바다속에 가라 앉아서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시간이 존재하는 곳 처용포에서의 삶 속에서 아직 잃어본 적 없는 내가..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나를 다시 보게 되었다. 니은이의 눈을 통해서..내가 모른척 지나가고 있었던 가족들의 소중함 또한 느껴졌다. 신화처럼 사는 것이 무엇일까..지금의 각박한 현실에서 신화처럼 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직 긴 여운처럼 그 말이 내 머리속에 오랫동안 자리잡을 것 같다. 자기만 알고 여러가지 자극적인 매체들로 준비없이 어른이 되는 아이들에게 물론 나역시도 그런 아이들 중에 하나로 어른이 되었지만 이 소설은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읽어도 그리고 이 시기에 아이들이 읽어도..어른의 의미..세상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흔한성장소설이 아닌..다소 철학적인 책이었다. 첫인상 처럼 상큼한 동화같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정말 위로가 되어 주는 이야기로..지금 혼자라고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니은이의 성장으로 조금이나마 같이 성장 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던 소중한 경험을 주었던 김형경의 꽃피는 고래..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