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장난

지독한 장난 -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ㅣ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이경화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1월

 왕따 문제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란 말에 한번 눈길이 갔고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모습을 차별없이 다루고 있다는 문구에다시 한번 눈길이 갔다.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를 꿈꾸기에 앞으로 학교에서 어쩌면 겪게 될지도 모르는 이런 왕따 문제에 대해 책을 통해 이해하고 싶었다.

 왕따를 '지독한 장난'으로 비유하였지만 책을 읽는 내내 이것을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도가 지나쳤다. 그 아이들의 행위 자체는 어쩌면 범죄일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그 행위를 그들 각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당위성 같은 것을 만들고 있었다.

 왕따의 가해자 역할의 강민, 왕따의 피해자 준서, 그리고 방관자 성원, 그리고 첫번째 왕따였던 혜진까지 그들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다. 준서라는 인물 자체는 학창시절 꼭 한명 있었을 법한 그런 아이로 그려내어서 읽는 내내 뭔가 내가 경험해봤던, 그래서 방관자의 눈으로 지켜보았던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착각인지는 모르겠다.)작가는 이 소설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진 않는다. 이런 문제는 자기 스스로 깨고 나가야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아마 혜진이란 인물이 가장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물인 듯 싶다.

 이 책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레슬링을 통하여 세 아이들이 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그리고 이 '지독한장난'이 부메랑처럼 돌고 돈다는 것도 잘 이야기 되고 있는 것 같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지금, 가끔 내 눈에도 왕따 당하는 것 같은 아이들이 보인다. 그럴때마다 바로바로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긴 하지만 가끔 그렇게 대놓고 싫은 티를 내는 아이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책처럼은 심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럴때 나는 어떻게 해야할 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에 마음을 한번 더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