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 - 땅과 사람을 살리는 두레마을 이야기
김진홍 지음 / 한샘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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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미래다

저자: 김진홍

출판: 한샘


'미래'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 키워드에 해당하는 첨단 기술이 떠오른다. 과거에는 없었던 이러한 기술이 우리에게 상상도 못했던 편리함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허풍이 아니다. 그래서 이러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곳곳에서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시기에 오히려 김진홍 목사는 농업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말한다.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미래'와 '농업'이라는 단어 두 사이에 과연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갖은 채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최근의 일이다. 예전에는 나와 농업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농사를 짓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농업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했기에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도 있듯이, 농업에 대한 무지가 농업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난 걸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열렸던 평창동계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나도 루지(luge)나 해볼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예전에 보았던 영화 <리틀 포레스트>, <백만엔걸 스즈코>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된 측면도 있긴 하다. 둘 모두 농사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다. 영화와 현실이 같지는 않겠지만 잘 자란 농작물을 보며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신비로움은 영화에서도 제법 잘 묘사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통해 얻게 된 농업과 시골에 대한 동경, 여기에 내가 처한 개인적 상황까지 더해져 결과적으로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땅은 생명의 원천이다.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땅 덕분이다. 땅은 온갖 경제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고, 농작물이 자라며 동물이 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신들의 어머니'로 여겨지는데 생명을 품고 길러내는 땅의 속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다.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고 땅값이 크게 오르는 상황도 결국 땅이 가진 가치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다. 땅에 아무런 가치가 없다면 땅을 사고파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토록 소중한 땅인데도 생산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화학비료와 농약을 이용해 땅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현대 농업에서는 이러한 행위도 용납이 되지만 김진홍 목사는 땅과 사람을 살린다는 신념으로 친환경적인 농업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몸에 해로운 농약을 사용하면 결국 피해는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게 김진홍 목사의 주장인데,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자연농업'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조한규 회장의 이야기를 통해 친환경적인 미래 농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스라엘,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이 나라는 모두 우리나라보다 농업 환경이 열악한 나라이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농업을 발전시켜 세계의 모범이 된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보다 강수량도 낮고 척박한 땅이지만 그들만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사를 지은 것이다. 김진홍 목사는 이러한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려준다.


농업과 과학은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이스라엘의 전 수상 시몬 페레스는 "농업은 95%가 과학이고 단지 5%만이 노동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책에 소개되는 황종운 씨 또한 IT 산업을 농장에 접목한 스마트팜 경영을 시도하여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은도와 습도를 스마트폰으로 조절하며 CCTV를 통해 농작물의 상태를 확인한다. 최근 많은 산업시설이 자동화, 첨단화가 되고 가고 있는데, 농업이라고 그렇지 말라는 법은 없다. 과학 기술 역시 농업에 활용되어 더욱 커다란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김진홍 목사의 두레마을은 김진홍 목사의 노하우로 만들어진 농업 공동체이다. 동두천 산골 깊은 곳에 위치한 두레마을에서는 농부들이 자신의 땅이 아닌 공동 소유의 땅을 경작한다. 네 것 내 것 따지지 않고 우리의 것으로 삼아 살아간다는 이상적인 공동체 마을을 지향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공산주의의 형태와 비슷한 두레마을 공동체는 자기 소유의 땅이 아니라는 농부들의 인식 때문에 생산력이 낮아지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를 편성하고 조장에게는 관리, 감시 등의 책임을 부과하였으며 성과가 좋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였는데, 조선 후기 중농학파 실학자인 정약용이 주장한 토지 제도가 연상된다.


김진홍 목사는 두레마을의 사례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와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노라면 점점 삭막해지고 있는 지금, 두레마을에 가서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농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지만, '시골로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라는 황종운 씨의 조언이 생각나서 지금 당장 시골로 가긴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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