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한 세계 명작의 첫 문장
김규회 엮음 / 끌리는책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에서 첫 문장은 독자와 첫 대면을 하는 첫 장면이다. 첫 문장은 책의 흐름을 좌우하는, 소설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장 중 하나다. 장편에서는 도중에 끊어질 수도 있는 독자의 눈길을 끝까지 이어주는 감흥의 끈으로, 단편에서는 눈길을 떼지 않고 단숨에 끝까지 읽게 하는 흥미의 끈이다. 첫 문장이 성공적이라면 글쓰기의 절반은 이뤄진 거나 다름없지 않을까? (p.10~11)


    포스트의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이 책의 서문을 빌리기로 했다. 소설의 첫 문장의 중요성을 보여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문장인 것 같다. 우리는 면접이나 미팅을 나갈 때, 최대한 잘 꾸며 입고 나간다. 전날 어떤 옷을 입을지, 머리는 어떻게 할지 미리 고민하고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인상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처럼, 소설도 마찬가지다. 첫 문장이 그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잘 알고 있기에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의 첫 문장을 쓰기 위해 무려 200번이나 고쳐 썼고, 김훈은 <칼의 노래>의 첫 문장에서 조사 한 글자를 두고 일주일이나 고민했다. 내 주변에도 소설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첫 문장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


    우리가 첫인상을 좋게 보이도록 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작가들도 첫 문장을 좋게 쓰려고 노력한다. 이 책의 저자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첫 문장이 성공적이라면 글쓰기의 절반은 이뤄진 것과 다름없다. 혹자는 첫 문장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박할 수도 있지만,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책의 첫 문장을 읽어본 뒤 그 책을 읽어볼지 말지 결정한다는 건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 이방인


    그 유명한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첫 문장이다. 나는 처음 이 문장을 읽을 때 충격을 받았다.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도 그렇고, 엄마의 죽음에 관심이 없는듯한 태도 때문에 더욱 충격을 받았다. 이 문장 때문에 뫼르소가 어떤 유형의 인물인지 느낄 수 있었고, 소설에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 이렇게 첫 문장은 독자에게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정표 같은 역할도 한다.

    <이방인>을 비롯해 <안나 카레니나>, <설국>, <위대한 개츠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데미안> 등 유명한 세계명작의 첫 문장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첫 문장의 원문은 물론이고, 소설의 줄거리와 작가에 대한 소개도 있으며, 작가가 쓴 다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첫 문장까지도 실려있다. 부록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에 나오는 첫 문장도 실려있다.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무척 유용할 것 같다.


    작가들에겐 문장을 쓰는 데에 참고가 되고, 세계 명작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향수를 일으켜 주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며 기존에 읽었던 작품의 첫 문장을 떠올리고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50여 편이나 되는 작품의 첫 문장이 실려 있는데, 책에 등장하는 모든 작품을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작품 소개가 짧게 나와 있으니, 읽으면서 관심을 갖고 나중에 따로 찾아 읽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세계 명작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은 앞으로의 독서 계획을 이 책의 목차를 이용해 세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원문 - http://blog.naver.com/jinnyride/2210707703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