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다는 고양이와 함께 한 날들의 기억이 더욱 선명하다. 많은 고양이가 우리 집을 거쳐 갔고, 그 만큼 다양한 추억이 내게 남아 있다.
지금은 고양이를 기르지 않는다.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은 지 꽤 되었다. 없이 지내다보니 이젠 빈 자리가 익숙하지만, 가끔은 내 품에 안겨 그르렁 소리를 내던 고양이가 생각난다.
이 소설은 먼저 떠나 보낸 고양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소설이다.
처음에는 최은영, 조남주 작가의 이름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최은영 작가는 <쇼코의 미소>로, 조남주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똑똑히 알린 분들 아닌가. 나 역시 두 작가의 대표작을 모두 읽어봤고 적잖은 감동을 느껴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두 작가가 참여한 것만 해도 주목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고양이를 소재로 한 단편집이란다. 200페이지 남짓한 작은 책 한 권에 참여한 작가는 무려 열 명. 작품도 열 편이다. 그런데 이 모든 작품에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이처럼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아 엮은 것을 앤솔러지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앤솔러지 형식으로 작품이 출간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고양이 앤솔러지는 처음 접해봐서 신기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문학과 영화는 많다. 얼마 전에는 구혜선의 에세이 <나는 너의 반려동물>을 읽었고,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라는 일본 영화도 보았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두 작품을 접한 이후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읽게 되었다. 살면서 가끔은 무언가를 자주 접하는 날이 온다. 아마 지금은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나는 반려동물을 기른 적이 있지만 주체는 내가 아니었다. 가족이 길러서 옆에서 보살펴준 것 뿐, 빈 그릇에 사료나 물을 부어준 적은 많지만, 아플 때 동물병원에 데려가거나 산책을 시켜준 적은 없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욱 참신하게 느껴졌다. 반려동물을 가족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내릴 수 있게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