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에반게리온 학원타천록 1
GAINAX 원작, 밍밍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학원타천록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공식 패러렐(?) 작품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론 에반게리온의 영광과 명성을 뒤에 업고 나오지 않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싶다.

 

과거에 에반게리온이 큰 인기를 누렸던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냐면

수동적이고 의지박약인 주인공이 아버지의 부름으로 인해(이마저도 수동적이다)

슈트를 입고 자기보다 백배는 큰 로봇에 탑승하여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구세주가 된다.

더구나 주위엔 미소녀, 미소년과 의지가 되는 누나, 형도 있다.

큰 로봇을 조종함으로써 나약한 주인공은 (로봇의 힘을 빌어) 힘을 얻고, 소시민적인 삶에서 탈출하고 사회적 지지체계를 획득함으로써
그 시대 경제 공황의 트라우마로 인해 방황하던 청춘들에게 힘을 줘서 에반게리온이 하나의 성서처럼 광적인 인기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은 주인공 신지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신지의 극적인 삶의 전환으로 인해 대리만족을 느꼈을 텐데...

 

학원타천록은 에반게리온의 그 방황하는 청춘의 정서를 찾아볼 수 없다.

내용과 분위기자체(비록 사람이 여럿 죽긴 하지만)도 에반게리온과는 다르고,

에반게리온에게 광적인 애호를 가졌던 사람이 학원타천록을 보고 만족을 느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는 나는 에바의 팬이 아니지만..

에바의 명성을 뒤에 업고 나타난 이 작품의 성향이 에바와 같을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보았고, 그런 동기로 책을 읽었기 때문에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이 '이 책은 에바에 비해 너무 약하다.' 이다.

 

그림체는 반짝 반짝 예쁘지만, 아름답고 미려하여.. 캐릭터의 특징이 부각되지 않는 그림체이고,

이야기의 진행자체도 흔히 나오는 SF액션 만화와 같은 느낌이다.

악역은 언제나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의미심장한 말을 서로 주고 받으며 단편적으로 등장하고(이것마저도 소년만화의 보편적인 악역의 느낌이다)

악역에 대응하는 주인공들의 무기도 레이말고는.. 보편적인 것 같다. (총 vs 롱기누스의 창. 어떤 것이 신비로운가?)

원작에서도 떡밥을 많이 뿌려줬던 신지와 카오루 커플로도 떡밥을 엄청 던져주고,

신지가 노말의 남학생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레이를 사모하는 남학생의 모습도 보여준다.

이전에 리뷰를 남기신 분의 글을 찾아봤는데.. 자칫 잘못하면 3류 액션물로 빠질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다.

에반게리온의 영광을 뒤에 업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독자가 원하는 만화의 흐름을 잘 못 읽은 탓일까? 몇년 전에 많이 나왔다가 사라져간 만화들의 느낌을 풍기는 것이 사실이다.

에반게리온의 열성적인 팬 분들께는 상당히 반갑고 달가운 등장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너무 식상한 느낌을 풍겨서 좀 실망스러운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그림체의 액션을 즐기시는 분께는 강추~! 레이와 아스카, 신지의 팬분들께는 강추^^

카오루는 원작에 비해 좀 죽어보이고 원작처럼 성격이 독특하지 않고, 마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고이즈미를 보는 느낌의 카오루라서..

원작 카오루의 팬분들은 읽는 것을 자제하시는 게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