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 하버드에 들어가네!
이순근.이애실 지음 / 살림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난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의 교육에 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그래서 좋다는 교육 서적들을 줄줄이 읽고 또 읽는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스스로 학습하며 즐거움을 갖게 할 수 있나? 세상을 위해 우리 아이가 갖고 있는 비젼은 무엇인가? 고민 고민하며 찾고 있지만 딱히 내 아이의 정서와 맞아 떨어지는 것을 찾기는 어려웠다. 나의 능력과 소신, 끈기, 확신, 신념 등이 엉켜 헤매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책이다. “내게 가장 좋은 자녀 교육서는 성경이었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는 두 부부의 진심어린 마음이 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난 믿음이 신실하지 않기에 이 책에 뻔한 스토리를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한 목사의 아내이며 메릴랜드에 사는 밥하는 아줌마라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아이의 삶을 커다란 울타리에서 믿음으로 강건하게 키워낸 자랑스런 한국 아줌마다. 요즘 아줌마들과 다른 건 자신만의 교육 철학이 굳건하게 있었고 이를 믿음으로 기다려준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모임에 가면 받아쓰기 점수가 수능 시험처럼 대단한 문제로 다가오고, 선생님의 말씀, 행동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어 담임의 속내를 자신이 다 이해하는 양 읊어 댄다. 또 시험을 잘 보는 아이를 낳은 학부모의 말은 모두 진리이며 그의 안내가 학원가를 들썩인다. 참 우스운 일이다. 난 이들과 편승하지 않으려 무던히 애쓰지만 어느새 그들과 같이 아이를 닦달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자녀 교육에 자신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던데 내가 이리저리 흔들려 아이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까 두렵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큰 틀로 아이를 바라보는 힘이였다. 널리 사람을 유익하게 한다는 ‘홍익’ 많이 들어 보았지만 정작 홍익인간으로 키워 낼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저 눈앞의 시험과 입시, 취업에만 열을 올려 생각을 하였었는데 그녀는 홍익이라는 대전제를 찾아냈다. 이것이 나와 우리 아이, 그리고 세상을 모두 행복하게 할 열쇠라는 생각에 나도 공감한다.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화하고, 윤리적인 사고와 진정한 삶에 대해 고뇌하는 인간으로 키워 내는 것이 참교육이다. 그래서 내가 왜 공부하는 지 아는 아이로, 동기가 기쁨으로 솟아오르도록 키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또 한 번 번뇌하기 시작한다. ^^
아이의 생명이 생겨난 순간부터 의미를 두고 이름을 짓고, 먹는 것 하나하나 세심하게 배려하며, 책 속 세상에 빠뜨리고, 모르는 단어가 없도록 사전을 찾고, 질문을 갖고 놀게 하며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 한다. 등등 구체적인 그녀만의 노하우가 읽는 이로 하여금 나도 그렇게 키우리라 결심하게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성 교육이다. 바른 가치관 교육이 아이를 굳건하게 일어나게 하는 기틀인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 내가 이 삶을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 내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 것 이것이 정체성 교육이다. 주 딸이라고 외치는 배아를 보면 아이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아이의 생명을 하늘이 주신 것이니 내가 정성껏 돌보리라 마음먹고 키운 것이 느껴진다. 자꾸 소유하려는 욕구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나 자신도 많이 느낀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노력해야겠다. ‘하버드에 들어 간 수아처럼 나도 우리 아이를 하버드에 꼭 보내야지’ 가 아니라 이수근, 이애실 부부처럼 아이를 비젼있게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해 본다.
“사랑하며 살아라!”
“홍익인간이 되라!”
“배워 남 줘라!”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