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생각의 탄생 - 위대한 천재들과 떠나는 신나는 생각 여행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원작, 서영경 그림, 김재헌 글 / 에코의서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노랑의 겉표지에는 위대한 천재들의 모습이 익살스럽게 꼴라주 기법으로 그려져 있다. 뒤표지에는 백남준의 작품을 연상하게 하는 생각나무가 비스듬히 누워있다. 어른들의 <생각의 탄생>이 흑백의 깔끔한 멋을 낸 것이라면 주니어용인 이 책은 자유분방한 사춘기 아동들의 사고를 표현 한 것 같다. 책 내용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그림, 사진 또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 되었다. 또한 매 장마다 상식을 뒤집는 생각놀이가 들어가 있고, 훈련법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이 책의 시작은 텔레비전 광고 문구인 ‘아니다!’이다. 이 광고는 ‘아니다’라는 의심에서부터 생각이 시작됨을 말한다. 다들 한 방향에서만 생각을 하면 더 이상의 발전을 할 수 없다.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사고의 힘이었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사고의 틀을 깨는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단 한번에 세상을 보는 눈을 확장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지은이는 이를 돕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출발은 관찰이다.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눈여겨보고 오감으로 만나는 연습을 통해 길러진다. 하나의 사물을 ‘천개의 눈’으로 보는 연습은 피카소가 사물을 보는 눈과도 닮았다. 이것은 세세한 관찰의 힘으로 얻어지며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간접 경험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나무의 눈으로, 개미의 눈으로, 정의의 눈으로, 법의 눈으로,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두 번째 역은 형상화이다.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머릿속에서 나만의 영상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지는 훨씬 기억의 지속력이 강하다. 형상화 훈련법에는 음악을 통해 색을 상상하고, 영상을 그려보고, 몸을 움직여 보라고 한다. 우리 딸에게 노란색은 계이름으로 무엇일지 물어 보았다. 놀랍게도 ‘미’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을 했다.  책의 빨강, 파랑도 당연하게 술술 대답을 했다.(이 순수함이 오래 지속되기를 기도 할 뿐이다.)  여러 색을 계이름으로 나타내고  몽으로 표현을 하는 놀이는 형상화를 키우는데 좋은 방법이라 여겨진다.  

 세 번째 역 추상화이다. 추상화란 사물의 핵심을 찾아내는 것이다.  모네는 연작을  통해 빛과 시간, 공기의 흐름을 포착해 순간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려 애썼다. 이는 순간순간 변하는 시간 속에 변하지 않는 본질을 찾아내려는 시도이다.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가장 핵심적인 속성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셍텍쥐베리의 <어린왕자>가 한 말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는 것이다. 그래야 나만의 독창적인 시각이 생긴다.  마음으로 사물을 보는 것은 나와 관계 맺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이다.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네 번째 역은 패턴 찾기이다. 여러 사물의 특징이 모여 공통점이나 규칙, 질서를 이루는 것이 패턴이다.  이번 중국 스촨 대지진 참사 며칠 전 두껍이 떼가 대거 이동했다고 한다. 이를 잘 관찰하고 패턴 찾기에 힘을 기울였다면 10만 명이상의 참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전 미국 부대통령 엘 고어는 지구 온난화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몇 십 년 전의 빙하의 모습과 그 변화에 대한 영상을 보이며 심각성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 역시 지구 기후 변화 패턴 읽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 번째 역 패턴 만들기이다. 퍼즐 만들기나, 블록 쌓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패턴 만들기를 즐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벽지, 타일의 패턴을 찾고 이를 움직여 새로운 패턴을 찾는 놀이는 공간 지각력을 향상시키고 독창적인 창의성을  개발한다. 뫼비우스의 띠를 그림으로 그림 화가 에셔는 물고기와 새의 공통점을 파악해 자신만의 패턴을 완성시켰다. 참 놀라운 발상법이다.

생각의 탄생으로 가는 여섯 번째 역은 유추이다. 여러 현상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것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식해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뉴 호라이즌’ 수상작인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 여행>이라는 그림책은 헬렌켈러가 유추라는 사고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이해하기 쉽다. 색과 사물, 촉감, 모양을 통해 연관성, 유사성을 발견해 자신만의 공감각적인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한 다양한 사고법은 한데 뒤엉켜 하나의 주제를 말한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여러 대상을 사고하는 방법을 담은 책, 각 여러 재료들의 고유함이 어우러져 하나의 독특한 맛을  내는 비빔밥과 같은 책이다.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꾼 여러 천재들의 사고법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창의적 학습에 꽤 많은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이 책이 수업 활용 교재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부터 질문하라는 것. 우리는 왜 손가락이 다섯 개인지. 머리카락은 왜 아프지 않은지. 내 눈이, 내 발이, 내 팔이 왜 두개인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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