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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완득이는 2007년 제 1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상 받은 것만큼 남는 짠함이 그득한 책이다. 나오는 인물 하나하나가 세상 속에서 제대로 대접 못 받고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참함을 느끼기보다는 살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가난한 삶들 편에선 사회선생님 똥주, 사기결혼으로 필리핀에서 시집온 완득이 엄마, 아이들 속에 섞이지 못하고 맴도는 완득이, 키 작은 어른 춤 선생 아버지, 절대 제비가 아닌 춤꾼 민구 삼촌, 항상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옆집아저씨. 스포츠맨쉽에 대한 철학이 철저한 관장님, 종군기자가 되겠다는 모범생 정윤하. 모두 인간미가 풀풀 나는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다.
이덕무는 “가장 훌륭한 이는 가난을 편안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 다음은 가난을 잊어버리는 사람이다. 가장 아래 단계는 가난이 부끄러워 감추고, 남들에게 자신의 가난을 호소하며 가난에 짓눌리는 사람이다. 이보다 더 못난이도 있다. 바로 가난을 원수처럼 여기다가 그 가난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이다.” 라고 했다.
내가 느끼는 가난은 맨 아래 단계쯤인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난은 죄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게으른 사람, 자신의 밥벌이조차 못하는 칠칠맞은 사람으로 취급한다. 가끔은 노숙자들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 살아도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많다. 완득이에 나오는 인물 모두가 그렇다. 모두 자기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지만 편견어린 시선들이 그들을 그대로 보아주지 않는다.
학교에서 완득이와 같은 아이들은 무조건 불량학생 1위에 올려놓고 주시한다. 그러고는 어떤 행동에 다 그 편견을 올려놓고 판단한다. ‘네가 그렇지 뭐!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보고 배운 것이 없어서리... 쯧쯧. 등등 ’ 그런 시선에 누구라도 사회적 어둠에 끌려 갈 수밖에 없다. 정말 이건 아니다. 도완득이에게는 완득이만의 삶과 행복, 꿈이 있다. 국가가 사회가 이웃이 이들에 삶에 관여만 하지 않는다면 분명 완득이는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작가는 우리 모두에게 교훈적인 가르침도, 도덕적인 충고도, 인물에 대한 평가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교훈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멋진 하류인생을 보여주려 애썼다면 맛이 덜했을 것이다. 나도 같이 공감하고 한 걸음 물러나 그들을 바라볼 것이다. 그들의 행복한 미래를 소망하면서 말이다.
완득이 : 완전 든든한 사나이.
득달같이 나에게로 왔다. 완득아!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 힘껏 찾아보자 당당하게 자신 있게.
아자! 아자!
비 온 뒤의 상큼함이 느껴지는 책. 뒤죽박죽 세상에 고래고래 고함치는 책.
세상의 모든 편견에 일침을 가하는 책. 인간미가 풀풀 나는 책, 그들과 만나서 인사하고픈 책, 그들의 미래를 축복해주고픈 책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