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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가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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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환상성은 현란하기까지 하다. 모든 등장 인물들은 동서양 고대 신화 속 인물들의 일면을 지니고 있으며, 세부 또한 신화와 민담의 이야기 구조 모델이 교차한다. 예를 들어 진의 어머니, 외할머니의 넋, 마녀들에게는 긍정적인 여성성 내지 긍정적인 여성성을 통해 인간의 성장을 돕는 지혜로운 여성 이미지가 담겨져 있다. 이 이미지는 성모나 관세음보살의 현현으로 바로 대입된다. 문수 아저씨의 경우, 이름도 그렇지만 지적 능력을 관장하는 문수보살과 아폴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 반대편에는 성장의 불안과 심연을 상징하는 릴리스, 부정적인 남성성의 상징인 어부가 마주하고 있으며 이밖에 톰이 상징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예술, 요아힘이 상징하는 부정적인 마성의 예술, 자드키엘이 상징하는 사회로부터 용납받지 못하는 퇴폐성이나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토끼 역할을 하는 고양이 앨리스 등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우의적 분위기를 전한다.작가에 따르면 외적 진실을 추구하는 방식과 내적 진실을 추구하는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내적 진실을 추구하려 할 때 시적 상상력의 요청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작가가 불러낸 무수한 원형들, 신화적 이미지들은 고대인들이 신화와 민담 속에서 모호하나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을 그려낸 것과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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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227
한승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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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을 예고하는 황금빛의 너울도 '노을'이라 말하고, 하루의 끝을 알리는 주황빛의 파장도 마찬가지로 '노을'이라고 말한다. 나에게 있어서 노을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기울어감이고 다른 하나는 또 하나의 시작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또 하나의 새 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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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람쥐가 찾는 달빛 문학과지성 시인선 228
유진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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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편하라고 발달하기 시작한 문명이 도리어 삶을 압박해오는 요즘의 현실. 유진택시인은 그런 각박한 생활과 서로를 힘들게 만드는 인간의 이기심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낮은 목소리로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말한다.. 밤낮으로 흩날리는 꽃잎의 분분한 아우성도 다 이유가 있다고.... 그만큼 눈물 많은 세월을 달콤한 꽃향기로 몰아내려는 것이라고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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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아래서
정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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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풍비박산이 난 집안. 뿔뿔이 흩어진 가족. 유흥가로 흘러가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여동생. 그리고 대학 입학에 실패한 남자 주인공 정우. 젊은 시절 앓았던 폐병이 도져 끝내 숨지고 만 아버지. 그리고 주인공이 대학에서 만난 두 여인.그들의 사랑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주인공은 첫 대학 시험장에서 스쳐 지나간 여인 유영숙을 '눈부신 존재'로 삼고, 또 다른 여인 한영채는 '절대적 사랑'으로 삼는다.

헤밍웨이 소설 <황야의 이리>에 나오는 헤르미네가 돼 정우를 사랑하는 영채는 어린 시절 자신 때문에 숨진 동생에 대한 상처를 안고 끊임없이 자신 아닌 다른 얼굴로 영혼을 바꿔가며 성장한 여성. 영채는 정우와 나눈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누구로의 변신을 거부하며 헤르미네로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의 육신은 하나지만 거기에 살고 있는 영혼은 무수하다.' 한 청년의 추억담에 실어 작가는 영혼의 깊이와 사랑의 빛깔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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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성, 아시아적 가치, 세계화 - 우리시대의 지성 5-012 (구) 문지 스펙트럼 12
이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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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의 뿌리가 아주 깊으며, 그 뿌리는 단순히 경제나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 즉 문화라는 저자의 주장 및 고찰은 깊이 음미해볼 대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서양의 합리주의적 정신을 배워야 한다는 저자의 결론은 어쩌면 진부한 주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합리주의 그 자체라기보다는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서양인들이 겪었던 정신적 고난과 고투의 경험이다.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인내할수있는 끈기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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