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문학과지성 시인선 216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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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고 그래서 그 비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고 적고 있는 순간 시 속의 화자는 어느새 비 그 자체가 된다. 그 비는 열린 유리창으로 들어오고 그 누군가의 눈썹을 적시고 이마에도 부딪힌다. 이런 접촉은 밝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녀의 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다. 시 속의 소중한 이는 왠지 침울하다. 침울한 것이다. 그런데 읽는 나는 그 침울이 사랑스럽다고 느껴진다. 슬픔을 가볍게 띄워올리는 그 매직의 시어들 때문에. 천상 시인인 황인숙. 이 시집으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니, 매우 기뻐할 일이로다. 그런데 가난한 시인인 그녀는 상금을 타면 무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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