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철학수업 - 자유를 위한 작은 용기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5
이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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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고민을 듣는다. 문자로 연이어 보내오는 그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는다. 뉴스나 미디어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세상사를 접한다. 그리고 나는 나의 일상에 근심하고 울기도 한다. 이건 모두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일들이다.

 

무엇이라 딱히 대답할 수 없는 황당한 사건이라든지, 어떻게 위로해야 할 지 모를 슬픈 일들이라든지, 제발 그 선택만은 피해갔으면 싶은 갈림길에 선 갈등이라든지, 그들과 나의 앞에 놓은 일들을 들여다보면 심각하게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어떤 종류의 생물인가?" 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조금쯤은 알고 싶었다. 욕심을 더 내자면 이해를 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 이해를 위해서 '생각의 양식'이라는 관점을 갖추고 있었다면 세상사에 좀 더 밝을 수 있었으려나? 그러나 나는 작가의 말처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수십년을 살아버린 사람일 뿐이었다. 나에게는 다양한 성찰의 시간과 계기가 필요했으며 무엇보다 나 이외의 타자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우리는 왜 타인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이 책의 작가말처럼 '자아의 자장 충돌'이 너무도 왕성하기 때문 아닐까? 이것이 '타인의  자아 자장의 충돌'과 또다시 충돌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불화를 겪거나 혹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것이 긍정적 교점을 찾게 되면 나름의 철학이 정립될 것이다.

 

이런 삶의 일련의 과정이 작가의 말처럼 '타자성에 열리며, 자기를 넘어설 기회'를 경험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궁극에는 '공동성'이 될 철학. 그리하여 읽었다. 내 이야기를 찾아줄 수 있는 읽기의 과정.

 

---힘들고  비루해지기 쉬우며, 자칫하면  찌그러지고 찌질해지기 쉬운  일상적 삶이야말로 무엇보다 '지혜'사 필요한 곳이다.--- p:8

 

 힘들고 비루해진, 찌그러지고 찌질한 일상적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채 살아온 시간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내 이야기를 읽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남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고 그것은 내 생각을 찾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이 책은  '좋은 미감'을 갖춘 이의 생각의 집결이었다. 감각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이의 삶의 보편적 주제에 대한 의미있는 관점을 자유롭게  발휘한 책이었다. 감각의 보수주의자였던 나에게는 아상을 넘어 타자를 향한  긍정적 자장의 계기의 통로를 열어준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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