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일기를 쓰려고 공책을 펼쳤다.
공책을 펼치자, 그동안 썼던 내용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아, 그래. 이런 일들이 있었지. 라고 생각하며 과거를 되새김하는 동안
아물었던 상처 하나가 간지럽다.
이제는 아프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간지럽던 그곳을 어루만지며 나를 떠나갔던 사람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를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리워하였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내 주위에 머물렀다가 어딘가로 떠나가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건, 이제 그리워해야할 사람이 늘어간다는 것과 같은 뜻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