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는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도시는 참으로 좋은 곳입니다.
당신은 도시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내게 있어 도시라는 공간은 무척 편리한 곳입니다.
도시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편리함이 모입니다. 그것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아서 때로는 자기들끼리 경쟁이 붙고는 합니다.
치고박고헐뜯고찢어발기고차고할퀴고울고악지르며 싸우다가 한 쪽이 승리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관심은 오직 승리자에게 쏠립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시 사람들은 편리함의 승리를 금세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또 다른 편리함을 요구합니다.
새로운 것은 어느 사이에 당연한 것이 되어버리고 몇몇 사람들은 일부러 그것의 단점만을 꼽아서 험담을 늘어놓기도 한답니다. 그러다가― 승리자는 패배자처럼 이내 사라져버립니다. 무관심의 늪으로 빠져 버렸나봅니다.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우리는 또 그것이 가진 편리함에 열광하겠지요.
나는 두렵습니다.
그 관심 너머로 보이는, 반드시 다가오는 차가운 웃음의 무관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