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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품절
믿음.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 이 책의 짧은 이야기를 지나가다 보면 믿음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관통한다.
도덕, 정, 신앙, 신념, 이상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가? 우린 그것들을 이해했다고 믿을 뿐이다. 진짜와 가짜.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세상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것들. 우리는 그 어느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했다고 믿는다. 그런 애매모호한 단어들 사이에서 각자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다.
2024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에서 처음 <혼모노>를 접했다. 수록된 여섯 작품 중 유난히 혼모노와 니세모노가 머리에 박혔다. 그래서 <혼모노>가 수록된 단편소설집의 출간 소식을 듣고 어떤 이야기들로 채웠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그렇게 만난 이야기들이 어땠느냐고 물으면 일단 재밌다. 박정민 배우가 왜 그런 추천사를 적었는지 알 것 같았다.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모두 직면하기 힘든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마주하기에는 나 자신이 너무 추잡스럽다거나 꺼내놓기 무서워서 묻어놓은 그런 것들. 무의식으로 꾹꾹 눌러 넣기 바쁜 그 모든 것들을 성해나 작가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다.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던 그 모든 이야기가 성해나 작가의 손에서 통통, 삐죽삐죽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한 잼컨을 넘어 무의식의 너머의 것들을 마주하게 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