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하는 아이 - 성장소설로 다시 태어난 6.25전쟁
줄리 리 지음, 김호랑 그림, 배경린 옮김 / 아울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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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 배경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들은 이미 배경 자체가 스포일러 요소가 많아서 이야기를 누가 어떻게 풀어 나가는 것인지가 늘 그 책의 흥미를 끌곤 했는데 이 책은 6.25 전쟁을 바탕으로 한 여자아이의 성장 소설 입니다.

이제 열셋 소라는 전쟁통에 부모와 헤어지고 아픈 동생까지 이끌면서 전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삶을 살았겠지만 작가가 자신의 엄마에게 들은 전쟁을 이렇게 이야기로 풀어 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보고는 깜짝놀랐어요.

한국에서 자라 당연스레 한국사를 배우면서 역사적 사실을 듣고 자란 나도 이렇게 까지 자세한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때 당시의 상황이 너무나 잘 그려진 책이랍니다.

주인공 소라의 가족은 북한에 살고 있었는데요. 일본과의 전쟁이 끝나고 뒤숭숭한 분위기에 이웃들이 하나둘씩 북한을 탈출할까 말까 갈팡질팡 하는 찰나 전쟁이 터집니다. 아버지는 이번 기회에 남한으로 피난을 가자고 하나 어머니의 반대로 망설이다가 결국 미군이 평양을 점령하고 나서야 피난길에 오르게 됩니다.

소라의 가족은 피난길에 폭격을 만나게 되고 그로인해 헤어지게 되는데 결국 소라는 동생 영수와 단 둘이 남아 다른 가족들을 찾아가는 길에 오릅니다.

장녀이지만 장남인 영수에게 밀려 늘 주눅들어있던 소라.

시대적 상황으로 어쩔수 없이 순응해야 하는 여성의 존재 그리고 당연시 되던 희생.

그 와중에 동생을 대신해 어려운 상황들을 헤쳐 나가는 소라.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그 시대 여성들의 삶과 인권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똑같이 인간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 하고 시대적으로 강요받았던 여성상이 안타깝기만 했네요.

더군다나 보호자도 없는 어린 여자아이의 상황이 어땠을지는 안 봐도 뻔한 이야기입니다.

부산에 도착해 가족을 만나게 되고 그리고 고단한 과정을 겪어 오면서 성장한 소라의 이야기는 열린 결말이지만 비슷한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내 아이가 조금 덜 힘들고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소라처럼 굳이 역경을 딛고 일어나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당당히 찾아 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네요.

꼭 역경을 겪어야만 성장하는 걸까 싶은게 소라가 힘들어서 할리킹 처럼 키다리 아저씨라도 나타나 쨔잔 다 해결해 주마!! 했음 좋았겠다 생각도 들었어요.

번역 도서라 생각하지 못 할 정도로 매끄럽게 잘 번역된 소설이라고 생각되구요.

이 책을 읽으며 저를 비롯한 이 시대를 겪지 못한 모든 이들이 한번쯤 가슴찡 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라며 소라가 행복할 것 같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남는 이야기였네요.

마지막으로 영어 제목이 Brother's keeper 인데 다 읽고 보니 지켜져야 할 아이는 영수뿐 아니라 소라도 마찬가지 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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