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 시행착오, 표절, 도용으로 가득한 생명 40억 년의 진화사
닐 슈빈 지음, 김명주 옮김 / 부키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자연은 생명체를 어떻게 발명하는가?

최재천 교수의 추천사가 띠지를 장식하는 진화사 책!

 

놀랍게도 나는 이 책의 저자를 처음 만난 것이 아니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이유는 오로지 저자 때문이다.

정확히는 내가 10년 전 읽었던 저자의 전 책.

내 안의 물고기... 때문이다.

이것에 얽힌 사연은 말하자면 길기에 이 서평의 하단부에 적어놓도록 하겠다.

 

10년 전에 읽은 책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히 책의 내용이 뭔가 레벨업된 느낌이었다.

전 작은 저자가 발견한 엄청난 물고기 화석(물고기인데 목도 있고 손목도 있고 팔꿈치도 있는!) 틱타알릭을 중심으로 어떻게 물고기가 인간으로 진화하였는지에 대해 서술하는 책이었다. 그러니까 내 안에 물고기가 있다는 말은 나의 뿌리는 물고기에서 왔다... 내 유전자는 물고기에게서 왔다... 그런 것인 거다.

 

이번 책은 저자도 밝히고 있지만, 좀 더 여러 학문들을 이용해 학제간 접근을 하며, 전 작보다 좀 더 자세하게 진화의 원리를 규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전 작을 10년 전에 읽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지적 활동에 계속 참여할 방법은 유전학과 발생생물학, 그리고 DNA의 세계에 뛰어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여름에는 야외에서 화석을 찾고 나머지 시기는 동물의 배아와 DNA를 조사하는 식이었다.” -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p.16

 

연구자들에게는 안타깝게도(?) 학제간 연구는 최근 불가피한 일이 된지 오래다.

저자는 위의 인용에서 알 수 있듯 이에 발빠르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 대단함...)

그렇기 때문에 책도 당연히 저 위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야 철저한 설명이 가능하니까.

책을 읽으며 난 과학자 될 그릇은 못 된다고 확실히 느낀 것이, 과학자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거다.

 

이 책의 핵심이자 저자가 연구를 시작한 계기를 살펴보자.

아니 물고기가 진화해 사람이 되었다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물고기가 어떻게 사람이 되나?

중간 과정이 있다고 쳐도, 책의 예를 들자면 목이 조금 긴 기린 같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데 중간 과정이 있을 수 있나? 그렇다고 갑자기 변했다는 건 너무 급작스럽고.

 

일단 난 전혀 저게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저런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본 적 없다.

그냥 그렇다니까 아~ 내 조상님은 물고기구나! 했다....

근데 듣고보니 아주 일리있는 지적이다....

 

듣고보니 어랍쇼 싶죠.

책을 읽으면 해답이 나옵니다. 궁금하면 읽어보세요ㅎㅎ. (얼마 안 읽어도 바로 나옴!)

 

서평 제목에서도 밝혔듯, 진화의 과정은 '여기저기서 가져오는 것'인 거 같다.

목차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와 사례가 나오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물론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진짜 생각보다 재밌음.

 

그리고 이것은 여담이지만 세상에 참 특이한 사람 많다.

초반에 재밌어 보이는 부분 소개하려고 찍다가 너무 많은 거 같아서 말았는데, 실례일 수 있지만 과학교양서를 보는 재미는 이런 사례들에서 나오는 것 같다. (예전에도 이미 내가 많이 한 말이긴 한데)

 

아무튼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담고 있으므로 함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내 안의 물고기 이야기.

안타깝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은 책은 아니다.

이 신작을 읽기로 한 나의 결정은 오히려 내 안 좋았던 기억을 극복하기 위한 여정에 가깝다.

당시 숙제 책으로 그것을 골랐던 나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 책의 내용을 쥐뿔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숙제를 해야했던 나는 수행자들이 수행의 목적으로 책을 옮겨적듯 스스로 고행을 하는 느낌으로 커다란 스케치북 한 장 한 장에 정성스레 이 책의 삽화를 옮겨그리고 책의 몇 구절을 인용했다.

아무래도 내 과학 지식보다는 그림 실력 향상을 가져왔던 그 고행은 아직도 내 뇌리에 깊이 남아있다....

그런데 이 괘씸한(?) 저자가 신작을 냈다는 거 아닌가. 그래서 함 읽어보자 했지.

확실히 10년 전보다 머리가 세상 지식들로 좀 더 절여졌는지 중간중간 재미도 있고 이해하기도 쉬웠다.

좀 더 늦게 만났다면 내 안의 물고기도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이 지적 활동에 계속 참여할 방법은 유전학과 발생생물학, 그리고 DNA의 세계에 뛰어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여름에는 야외에서 화석을 찾고 나머지 시기는 동물의 배아와 DNA를 조사하는 식이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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