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조 -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송섬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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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용한 새벽. 오랜만에 책을 펼쳐들고 소설의 정돈된 글자를 씹고 있으려니 편안한 기분이었다.

두 번째로 읽는 박지리 문학상. 골목의 조.

https://blog.naver.com/0614smj/222433002667



(박지리 문학상에 대한 이야기는 1회 수상작 서평에 적어놓았다)

소설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와 생각을 눌러담은 밀도 높은 글자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어지러운 반지하방의 모습이.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나도 나의 친애하는 1층이나 다름없는 반지하방을 꽤나 개판 쳐놨기 때문에....

그러나 반지하방은 아무리 깨끗히 청소해놔도 어딘가 반지하 같아서 영 청소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 (변명 맞다)

아무리 1층과 다름없어도...

뜬금없지만 1층과 다름 없지 않은 반지하방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수식어라도 붙여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리숙한 누군가는 정말 다르지 않을 것이라 넘어갈 것이다. 과거의 나라거나.


반지하방에서는 버석버석한 흙냄새가 난다. (비가 오면 유감스럽게도 하수구 냄새가 난다)

그곳에서 복작복작 고양이 두 마리와 두 사람과 아저씨 하나(?)가 사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의외로 나쁘지 않다. 원래라면 접점 없을 존재들이 어쩌다가 만나서 살아가는 거라 그런가.

이 소설의 로그라인을 정리해보자면, 어쩌다 골목이 생긴 조그만 반지하에 같이 살게 된 고양이 두 마리와 두 사람과 아저씨의 일상, 그리고 이별에 관하여. 인 듯하다.

이 소설에서는 끊임없이 이별이 나오고, 이별이 회상되고, 이별이 재현된다.

아버지와의 이별, 고양이와의 이별, 아저씨와의 이별, 조와의 이별.......

어쩌다 그냥 만나게 된 것처럼 이별 또한 어쩌다 그냥 이루어진다.

하긴. 모든 이별은 언제나 이 소설처럼 어쩌다, 그냥, 갑작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별을 기억하고 또 흘려보내는 과정이 이 소설의 핵심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 내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조와 주인공의 관계였다.

서로의 관계를 무엇이라 하나로 정의내릴 수 없어도 함께 하며 둘이서 편안한 그런 관계를 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 소설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런 관계가 좋기 때문에, 조와 주인공이 입맞추는 부분은 마음에 안 들었던 거 같기도 하다. 물론 그 사실이 둘의 관계를 다르게 만들지는 않겠지만... 마치 많은 사람들이 비긴어게인(영화)에서 주인공의 키스신이 없어서 좋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사실 찍었던 키스신을 생략하니 더 좋았다는 영화처럼 이 소설도 그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이건 농담 좀 섞은 거지만 골목... 너무 부럽다.

나도 햇빛 아래에 빨래 말릴 곳이 필요하다. (ㅋㅋㅋㅋㅋ)

나도 베란다 있음 좋겠다!

그리고 비밀장소에 대한 로망 아직 죽지 않았다.

길다란 베개와 베개 위로 이불을 감고 기어들어갔던 어린 시절 로망 아직 살아있어요.

그런 로망을 구현해준다는 것이 또 소설이 좋은 점이겠지.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좋은 소설 잘 읽었다.

좋았던 코드가 있는 반면 거리감이 드는 코드도 있었지만, 거리감이 드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라.

1회 수상작과 분위기가 꽤 다른 것 같아 처음에는 놀랐는데 읽다보니 성질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수상 축하드리고, 앞으로는 독자 셀 때 저도 포함해주세요.

다음 소설 소식도 전해주세요 재밌어요!

그럼 총총.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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