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두껍지만 각각의 통찰 속 글은 짤막짤막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책 말미의 감사의 글을 참조하니 원래는 전기전자기술자협회에서 발간하는 잡지 <IEEE 스펙트럼>에 매달 한 편 연재하던 칼럼을, 책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칼럼을 더 써서 그중 괜찮은 것을 골라 함께 갈래별로 묶어낸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다 읽으니 또 그런 책이 맞았다는 말은 무슨 뜻이냐면, 저자의 통계에 기반한 일목요연한 통찰을 보다보면 여러 자료에서 어떤 식으로 나에게 필요한 사실을 뽑아낼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는 뜻이다.
저자의 통찰을 보다보면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한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보통 미래 전망은 거창하고 원대하기 마련인데, 저자는 정말 우리가 지금 현재 알 수 있는 사실들만을 통해 불확실한 것은 불확실하다, 알 수 없는 것은 알 수 없다고 확실히 말하고 정말 자신이 예측할 수 있을 만한 전망만 내놓고 있었다. 또 그 전망은 그저 인상 등에 기반한 것이 아닌 확실한 자료들에 근거하고 있어 더 믿음이 갔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뻔한 전망도 새로운 전망도 있지만 뻔한 전망이라도 왜 그런 전망이 나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알 수 있다.
특히 저자의 관심이 에너지 기술에 관한 부분에 있어 그런지 그 부분이 세밀하고 구체적이라 좋았다.
이건 개인적으로 좋았던 거지만... 근거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온갖 통계자료들이 많이 나오는데, 미국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것임에도 자료에 한국에 관한 언급이 많이 나와 흥미가 갔다.
내가 깨달음을 얻었던 부분은 세계에서 행복한 나라 순위에 관한 부분이었다.
행복한 나라에 대하여 어떻게 측정하는지는 둘째치고, 이 같이 무언가의 순위를 산정해놓은 것을 볼 때 1위와 2위 사이에 어느 정도의 격차가 있는지, 1위와 20위는 어느 정도 격차인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저자는 애초에 복합적인 요인이 개입하는 요소에 이런 단순 줄세우기는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순위를 보더라도 앞으로 무슨 순위를 볼 때 순위 격차가 어느 정도 나는지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1위와 20위는 이것만 놓고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순위 격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면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광범위한 분야에 믿을 만한 통찰을 내놓는 저자의 역량이 대단한 것 같다.
사실 모든 분야를 전부 흥미롭게 본 것은 아니고, 내가 관심 가는 글만 특히 열심히 읽었다.
옮긴이의 말처럼 각 꼭지가 특별한 관련성이 없으므로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고, 흥미로운 글을 먼저 선택해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여담으로 저자는 한국 독자들에게, 라는 서문과 본문 등에서 백신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역설하며 열렬하게 백신 맞으라고 한다. 그 부분이 뜻밖에도 저자에 관한 내 호감도와 신뢰를 올려주었다. 네, 백신은 맞아야죠.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