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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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마녀>라는 제목과 "아빠, 이 세상은 물리법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어"라는 문장에 흥미를 갖고 읽게 된 책이다.

과연 라플라스의 생각대로 그런 초월적인 존재가 있을까? 있다면 왜 '악마'가 아닌 '마녀' 인 걸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읽기 전까지는 '마도카'가 주인공이고, 그녀와 관련된 사건들을 그녀의 '능력'으로 해결해가는 과정일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라플라스의 악마(겐토)"와 "라플라스의 마녀(마도카)" 이 둘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둘보다 더 놀라웠던 건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인 "아마카스 사이에이"

그의 선척적 결함(부성 결락증)으로 인해 시작된 한 사건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었다.


사실 "라플라스의 악마"나 "라플라스의 마녀"가 되어 사건을 만들거나 혹은 추리해가는 것보다

그 사건의 시발점인 "아마카스 사이에이"가 더 인상 깊었다.


온천에서 일어난 두 사건들은 "라플라스의 악마"와 "라플라스의 마녀"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라..

뭔가 현실성도 없거니와 조금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물리적인 현상으로 예측해서 하는 일이라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초능력처럼 보이는지라..


그래서 소재는 좋았으나 뭔가 이도 저도 아닌듯한 느낌이 살짝 들었다.

미스터리물이라 해야 할지 sf 물이라 해야 할지..


그래도 역시 두꺼운 책에 어려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 좋은 건 인정.

확실히 조금 실망하는 부분이 있을지언정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는 맞는 듯.

그러니 매번 신작이 나오면 읽게 되는 마력의 작가.


한가지 궁금한건 이 책이 후속작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p453~454

아오에로서는 충격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얘기였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하는 것의 정체가 뇌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고,

그것이 결락된 인간의 심리에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p497

"당신은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중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지 알려줄게. 대다수의 범용한 인간들은 아무런 진실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리고, 그런 인간들은 태어나든 태어나지 않았든 이 세상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아까 당신이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아니야.

이 새상은 몇몇 천재들이나 당신 같은 미친 인간들로만 움직여지는 게 아니야. 얼핏 보기에 아무 재능도 없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구성 요소야. 인간은 원자야. 하나하나는 범용하고 무자각적으로 살아갈 뿐이라 해도 그것이 집합체가 되었을 때, 극적인 물리법칙을 실현해내는 거라고.

이 세상에 존재 의의가 없는 개체 따위는 없어, 단 한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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