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

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ㅣ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보다>,<말하다>,<읽다> 삼부작 중 두 번째로 선보이는 산문집이다.

1995년 등단 이후 지금까지 해온 인터뷰와 강연, 대담을 글로 옮긴 것이다.

작가님의 말에 의하면 말이 자아낸 후회들을 글로 극복하려는 작가다운 노력의 소산이라 이해하면 좋겠단다.

말로 뱉어내었던 것이 작가의 글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작가의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느껴질 수 있지만 자신의 인생 이야기나 생각들을 풀어 놓는 모습에서

작가 "김영하"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기회의 산문집인듯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꽂힌 것들을 적어 보았다.

"비관적 현실주의","건강한 개인주의","감성 근육","오감 글쓰기","고전을 읽는 이유","책의 미래"."최고의 소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비관적 현실주의"에 두되, "건강한 개인주의" 그 안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려면 단단한 내면이 필수적인데, 그 단단한 내면은 지식만으로 구축되지 않는다.

감각과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완성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감성 근육"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육체 근육이 높은 사람은 기초 대사량이 높아서 살이 잘 찌지 않는 것처럼,

"감성 근육"이 발달한 사람 역시 더 많은 것을 느끼면서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감성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나는 지금 느끼는가, 뭘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그것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오감 글쓰기"란 보통의 '시간적'인 기억에만 의존한 건조한 묘사의 글이 아니라,

'오감'을 다 표현해 글을 써보는 것을 말한다.

마치 어릴 적 의성어, 의태어와 함게 그림일기를 쓰듯이 말이다.

분명 어릴 적에는 그렇게 글을 쓴듯한데 클수록 건조해지는 글을 보니 이 부분이 와 닿았다.

지금이라도 한번 '오감' 가득한 글을 써보는 건 어떨지?

"고전은 왜 읽으세요?"

그 질문에 작가는 오래된 이야기를 자신의 버전으로 다시 쓰는데 흥미를 느껴 '고전'을 읽는단다.

"책의 미래"에 대해서는,

책이 주는 독특한 경험들 때문에 그걸 다른 것들이 대체하지 않는 한, 비록 소수일지라도 계속 이어질 거라고 말한다.

확실히 이북이 발전하고 영화가 있고 그러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이 존재하는 이유는 책의 매력 때문이겠지 싶다.

입체적이고 새로운 세계에 초대해주는 그리고 읽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느껴지는 책의 매력이 있는 한 계속 존재할 거라 나 또한 생각한다.

"최고의 소설"이란, 다 읽었는데 밑줄을 친 데가 하나도 없고, 그럼에도 사랑하게 되는 소설이란다.

읽으면서 한 번도 멈춰 서지 않았다는 증거란다.

나 또한 가독성이 좋은 책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끊을 수 없는 유혹이랄까?

확실히 <보다>,<말하다>에서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풀고 있는데,

조금 더 알고 싶고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진다.

<읽다>에서는 혹시 내가 기대했던 "책 읽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할런가?

p59

글을 쓴다는 것은 인간에게 허용된 최후의 자유이며, 아무도 침해할 수 없는 마지막 권리입니다.

p60

그게 무엇이든 일단 첫 문장을 적으십시오. 어쩌면 그게 모든 것을 바꿔놓은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