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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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니야, 오늘 날씨."

"흐린 하늘이에요. 기온은 15도. 외출하실 때 겉옷을 챙겨가세요.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입니다."

"엄마, 보통이 뭐예요?"

"응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거."


보통이라는 개념은 어렵다. 사전적 정의로 보통은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어 별다르지 않고 평범한 것. 또는, 뛰어나지 않고 열등하지도 않아 중간 정도인 것"(Oxford Languages)이다. 단어의 정의와 역설적이게 보통이 되는 것, 보통으로 살기는 쉽지 않다. 


최근 사유리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의 임신과 출산이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평범한 보통의 가정은 항상 아빠와 엄마가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 수준이 되며 행복하게 산다는 고정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외이 가정의 모습은 비정상적이며 보통이 아닌 것이 된다. 


이희영 작가의 장편 소설인 <<보통의 노을>>은 '보통'이 아닌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의 저자인 이희영 작가는 김승옥 문학상 신인상 수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의 다른 소설은 읽지 못한 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순식간에 읽어 내려가면서 중간에 주인공들의 모습에 감정 이입이 되어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주인공인 노을은 열여덟 살이고 엄마와 열여섯 살 차이다. 노을의 엄마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낳은 아들이다. 

미혼모의 엄마가 세상에 편견에 맞서 아들을 키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늘 마주하지만 잊고 있는 편견을 새롭게 깨닫게 한다. 여자와 남자 사이에는 우정이 없을 거라는 편견, 동성인 친구와는 항상 우정만 있을 거라는 편견, 연상 연하 특히 미혼모와 총각 사이에는 이루어지기 힘들 거라는 편견 등 말이다. 프리즘에 비추면 보이지 않던 다양한 색깔들이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이 소설은 프리즘이 되어서 우리의 삶을 비춘다.


"사람들의 말이라. 그래, 사람들은 곧잘 자신의 생각이 답이라 믿는다. 그것에 벗어난 이들을 절대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p.67)"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고 싶었다. 똑같이 잘못을 해도 사람들은 내게 다른 시선을 던지니까. 그 누구도 나를 보며 혹은 엄마를 향해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었다." 


그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서로 사랑하는 이 사람들. 그리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노을 친구의 부모님. 그렇지 않은 그 외 사람들. 평균과 보통이라는 밋밋한 잣대가 아니라 그 한 개인의 모습이 그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벚꽃들. 그 수많은 벚꽃들은 그저 보통의 벚꽃들이었을 뿐일까? 다 똑같이 생겨서 예뻤을까? 잠깐 아름답게 피었다가 즐길 새도 없이 사라진 그 벚꽃 같은 삶을 사는 우리. 한 잎 한 잎 다 달라도, 예쁘게 피어도, 하나쯤은 떨어져도 그저 예뻤다. 


"보통이어도 보통이 아니어도 충분한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


다름을 보통으로 느끼는 그런 세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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