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저항하라 - 나를 지키고 이끄는 삶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
조주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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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여자 




주말에 <<영화가 좋다>> 프로그램에서 영화 <<밤쉘>> 소개를 보게 되었다. "영화 <밤쉘>은 미국 보수언론인 폭스 방송국에서 벌어진 실제 성폭력 사건과 이를 은폐하려는 사측의 압력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연대와 지지를 다룬 미투(#Me Too) 영화(출처: 미디어스)"다. 미투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성추행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원래 그런 거', '매너가 없는 거', '대시하는 거'라고 무마되었던 수많은 사건들이 표면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저항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들의 시선과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저항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를 내릴 각오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우아하게 저항하라>>(조주희 저, 중앙북스)는 30년 동안 글로벌 기자 활동을 해온 조주희 ABC 뉴스 한국 지국장의 두 번째 책이다. 작가는 세계 각국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느꼈던 차별에 대해 언급하면서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지 조언한다. 




외신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조 기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질문할 때 기자로서 무엇을 하는지를 궁금해하기보다는 그녀의 사회적 위치, 개인사 등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받았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일화는 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서 포럼 준비를 하는 동안 높으신 분과 인사했을 때이다. 높으신 분은 자신을 직접 소개하지도 않고 비서가 대신 명함을 내밀며 인사하고, 조 지부장이 자신을 소개하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래."






이런 무례하고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전 세계를 다니면서 얼마나 많이 겪어왔을까? 외신 기자 조차 일상에서는 늘 선에 부딪힌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결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외신 기자조차 이런 대우를 받는데 평범한 직장 여성들은 어느 정도이겠는가? 이 책을 통해 우아하지 못하게 저항했던 것들, 저항조차 하지 못했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들이 떠올랐다. 




책 제목이 <<우아하게 저항하라>>다. 우아하면서 저항하는 것은 힘들다. 저항은 치열하다. 그런데 우아하란다. 어떻게 우아하게 저항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우아하다




'우아'는 사전 상의 의미로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우아'함은 상황과 상대에 맞게 적절한 방법을 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혜로움이다. 순간 화가 나더라도 향후 관계를 고려하여 (결국에는 나를 위해) 현명하게 그 상황을 대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냥 저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그런지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전쟁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 필요하면 그래야 한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항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우아한 대처는 무엇일까? 저자가 말하는 우아함 중 몇 가지를 꼽는다면 '인정받고 싶은 상대의 욕구를 인정해주는 것', '상대가 무안해하지 않도록 하면서 진심을 전하는 것', '상대방이 처한 상황과 노고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상대의 진심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 (나를 위해) 상대를 존중하는 것, 그로 인해 내가 존중받도록 상황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저항하다




'저항하다'는 "어떤 힘이나 조건에 굽히지 아니하고 거역하거나 버티다."이다. 버티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인정하더라도 기회는 평등해야 한다. 그 기회조차 박탈하려는 관념, 사람,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에는 당당히 맞서야 한다. (중략) 만약 자신이 없다면 스스로 'Why Not'이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왜 안되는지를 잘 따져본 후 열린 마음으로 일단 도전해보길 바란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큰 소리로 자신의 요구를 말하는 것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명확한 말, 목소리, 글로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 




아니라고, 불평등하다고, 선을 넘었다고 자신의 목소리를 말하기가 저항하기다.  




#우아하게 저항하려면




우아한 저항을 꿈꾸는 아름다운 레지스탕스를 위한 10가지 대응 프로세스




- 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라


- 웃으며 먼저 다가가라


- 스스로의 팬이 되어라 


- 내가 하는 일을 남이 알게 하라


- 애교는 집에 두고 오라


- 시의적절한 스몰토크를 익혀라


- 눈빛이 가진 힘을 이용하라


- 가르치며 배워라


- 삶과 휴식의 밸런스를 찾아라


- 일하는 자신을 언제까지나 사랑하라






저자가 제시하는 10가지 대응 프로세스를 보면 내면의 힘 기르기와 저항을 위한 대응 프로세스 구축하기로 압축할 수 있다. 




내면의 힘이 있어야 한다




"흔들리고 좌절하던 때도 많았지만 매번 나를 살린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중략) 험난한 외부 상황에 좌절하고 무너지기보다 현명하게 대응하고 대처하는 '유연함'에 답이 있었다. 외부의 공격에 정면 승부하기보다 지혜롭게 방어하는 유연함이 바로 나 자신을 제대로, 또 장기적으로 지키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편견이나 차별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가 우선 단단해지는 것이다."




어떤 일이 생겨도 내면의 힘이 있으면 견뎌낼 수 있다. 내면의 힘은 자신을 사랑하는데서 나온다. 타인의 기대와 요구를 맞추기 위해 내 욕망과 욕구를 억제하는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부모가 원하는, 사회가 원하는 삶을 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게 된다. 




"가장 기억하고 싶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우아해지는 가장 기본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야 내면의 힘으로 강약을 조절하면서 저항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선택하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힘을 가져야 한다. "내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삶은, 결코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해 두어야 한다




"나는 차별에 대처하는 나름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중략) 입으로는 미소를 짓되 눈으로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나의 모든 감각을 날카롭게 세우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상대방이 내가 그어둔 선을 넘으면 어떻게 방어할지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응당 여자는 높은 자리, 중요한 자리에 있지 않다고 가정해버리는 사회적 편견, 일자리에서는 남자들의 맨 뒷자리에 여자를 앉히면서도 접대 자리에서는 꼭 남성인 주요 인물의 옆자리에" 두는 사회적 편견 속에서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선이 어디까지 인지 기준이 확실해야 한다. 




구조훈련, 대피훈련 등 훈련은 실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치면 당황한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당하고 뒤에 돌아서면 그 억울함에 스트레스받고 괴로워한다. 상처를 남기고 더 위축되게 한다. 섣부르게 저항하면 나에게 더 큰 불이익이 있다. 




"번거롭더라도 이런 상황을 늘 가정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만약 이런 고민을 해보지 않았다면 그 상황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데, 집에 가서 애 보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당신의 배려에 감사하다. (의도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진심이라고 내가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대응 프로세스 없이 욱 하다 혹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지나왔던 수많은 경험들을 떠올리며 복기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많이 시뮬레이션해두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알고, 사람들이 그것을 알게 하고, 나를 존중할 수 있게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넘어서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대응 프로세스를 잘 마련해두고 이에 따라 행동한다. 이렇게 높은 사회의 편견의 벽에 우아하게 저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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