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지도를 그리자 - 구글맵도 찾지 못하는 우리 몸 구조
가이도 다케루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서혜영 옮김 / 니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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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슬기로운 감방생활>>에 보면 제소자가 갑자기 심장 마비로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후배 교도관이 놀라 선배 교도관을 불러온다. 급하게 달려온 선배 교도관은 한눈에 재소자의 거짓말을 알아챈다. 후배 교도관이 놀라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저 새끼 멍청해서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줄 알아."

난 다행히 심장이 왼쪽에 있다는 건 안다.

<<내 몸의 지도를 그리자>>의 저자는 의학박사이자 인기 작가인 가이도 다케루이다. 다케루 박사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간호대, 도쿄대 등에서 병리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장기의 위치를 잘 모른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중학생들이 2시간 수업만으로도 몸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라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이 책의 목적은 독자가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몸의 지도'를 그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왜 몸 지도까지 그려가며 몸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몸은 우리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몸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을 알기 위한 방법이다. 외모, 스타일, 마음에 이어 장기까지 자신을 잘 알고 있으면 인생이라는 긴 모험에서 고난을 만나더라도 잘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니까.

"우리 자신에 대한 사용설명서, '내 몸의 지도'이다. 몸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아는 것이고, 우리 자신을 알면 쉽게 절망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슬퍼할 때도, 괴로워할 때도, 우리의 몸은 묵묵히 우리를 지지하며 계속해서 일하고 있으니까."

이 책의 차별점을 들자면 "몸의 구조를 요약해서 '한눈에 모두' 알 수 있게 해 주는"것이다. 다른 책을 보면 주로 각 장기별 이름, 특징, 기능 등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기능별 설명은 각 장기에 대한 상세 정보를 얻기엔 좋지만 몸이라는 전체 구조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저자는 각 몸의 장기를 항상 몸이라는 전체 시스템에서의 위치와 역할을 강조한다. 이런 맥락으로 목차도 서론, 총론, 각론, 개론 순이다. (심지어 서론, 총론, 각론, 개론이 무엇인지도 설명한다... 설명을 차암 좋아하시는 작가다)


책의 내용을 더 재미있게 해주는 것은 그림이다.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어려운 설명을 작가는 다양한 쉬운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이 책의 그림작가는 <<있으려나 서점>>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다. 그의 위트 넘치는 글과 그림을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작가를 또 만나 반가웠다. 요시타케 신스케 책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 장겨울 선생이 아이 장기 수술할 때 부모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아이 엄마에게 아들의 수술 상태를 어려운 용어를 써서 설명했다. 보호자는 무슨 말인지 몰라 힘들어했다. 전문의인 안정원 의사가 엄마가 이해하기 아주 쉽게 설명해 주자 아이 엄마가 안도했다.

술 후 보호자가 다시 어떤 수술이었는지 장겨울 선생에게 물어본다. 장겨울 선생은 종이에 그림을 그려가며 어떤 부위이고 어디를 수술했는지 쉽게 설명해 준다. 보호자는 안도하며 장겨울 선생을 와락 안으며 감사해한다.

그 장면을 보며 이 책의 저자가 떠올랐다. 이 책은 배려 많은 의사 선생님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책이다.


"우리 자신에 대한 사용설명서, ‘내 몸의 지도‘이다. 몸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아는 것이고, 우리 자신을 알면 쉽게 절망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슬퍼할 때도, 괴로워할 때도, 우리의 몸은 묵묵히 우리를 지지하며 계속해서 일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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