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도시, 서울 -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
이혜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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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옥. 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라 불리는 곳이 우리 주변에 있다. "주거 비용은 나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양극화와 저성장에 도시에서 '도태'되어버린 이들이 근근이 먹고 자는 것만 해결하며 살아가는 곳(p.16, <<착취 도시, 서울>> (이혜미 지음, 글항아리)"이다. 


특히 쪽방은 "방을 여러 개의 작은 크기로 나누어서 한두 사람이 들어갈 크기로 만들어놓는 방. 보통 3 제곱미터 전후의 작은 방으로 보증금 없이 월세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착취도시, 서울>>를 통해 화려한 도시의 이면을 다시 한번 만났다. 책 내용과 관련된 내용이 EBS에서도 방영되었다. <<다큐 시선, 빈곤 비즈니스 - 쪽방촌의 비밀>>이 그것이다. (https://bit.ly/3bd5qka)


 쪽방,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빈곤 비즈니스 대상이기 때문이다. "빈곤 비즈니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되, 빈곤으로 벗어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아닌 '빈곤을 고착화'하는 산업. 가뜩이나 돈 없고 오갈 데 없는 이들의 곤궁한 처지를 이용해, 마땅한 노력 없이 불로소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만 관심을 보이는 행태(p.58)"를 말한다. 사람이 살 만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노숙에 내몰릴 처지를 이용해 불법 수익을 얻는 건물주들의 약탈적 임대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p.59)"이다.


그렇다. 제목에서 말한 현금 월 300만 원 수입은 쪽방 임대로 벌 수 있는 돈이다. 연 3600만 원의 불로소득이다. 이 비즈니스는 대대로 자식들에게 증여되고 대물림 된다.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집에 사는 재력가가 종로에 소유한 허름한 건물, 그리고 그 건물에 들어선 말만 고시원일 뿐 '도시 쪽방'에 가까운 닭장. 제대로 된 직업도 없어 인력사무소에서 소일을 하며 매달 방세를 마련한 사람이 낸 그런 돈은, 흘러 흘러 압구정 현대 아파트로, 도곡동 타워팰리스 옆에 있는 그 아파트로 흘러갔겠구나. (p.33)"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쪽방은 개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겨우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은 보일러도 없이 난방이 되지 않았다. 타지에 사는 건물주는 안전 관리는 커녕 기본적인 수선 의무도 다하지 않아, 행정 당국에서는 세금을 들여 땜질식 수리를 해주고 인근 교회나 쪽방상담소에서 뻗는 온정의 손길로 어설프게 사람이 사는 거처의 형상을 갖춰가는 곳. 이런 곳에서 세입자는 노숙을 겨우 면한 대가로 매달 22만 8188원(서울시 평균)을 세로 낸다. 폐가에 가까운 건물의 수리는 당국의 세금으로 하고, 세입자에게 받는 면적 대비 월세는 강남 타워팰리스의 월세의 수배에 이르는 쪽방, 그 이면에서는 세를 모은 건물주들이 빌딩을 세우고도 남을 부를 증식하는 이 황당한 상황..(p.48)"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가 생겼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한 가지만 잘못된 것이 아닐 터, 한 가지 해결책만으로도 해결이 안 될 것 같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전염병이 돌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사회의 취약계층이다. 안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 코로나가 닥친 현실은 더 암담하다.


성인남녀 3명 중 명의 꿈은 건물주라고 한다. (https://bit.ly/2wsUpMQ) 우리 삶의 목표와 행복을 좌우하는 것이 돈이다. 돈이 중요한 세상이지만 '선'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착취도시, 서울>>을 통해 새삼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와 나와 같이 사는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대로 된 직업도 없어 인력사무소에서 소일을 하며 매달 방세를 마련한 사람이 낸 그런 돈은, 흘러 흘러 압구정 현대 아파트로, 도곡동 타워팰리스 옆에 있는 그 아파트로 흘러갔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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