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에서 앞으로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굵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은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누군가를 잃었다. 거기서더 앞으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전혀 움직이고 싶지가 않았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는 침묵 속에서 빙빙돌고, 서성거리고, 다시 돌아가고, 교감하고, 눈을 들어 아름다운것들을 보면서 슬픔과 달콤함만을 느끼는 것이 허락되었다. - P69
미술관에서는 눈을 감지 않아도 느끼고 싶은 것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닫는다. - P47
형은 투병 중에도 안절부절못하지 않았다. 새 종교를 찾지 않았고 자기가 늘 좋아했던 것들을 계속 좋아했다. 그 덕분에 나는 형이 좋아했던 것들에서 뭐랄까, 후광이 비치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보던 야구 경기들은 좋은 경기들이었고 책들은 좋은 책들이었으며 병실을 찾아온 친구들은 좋은 순례자들이었다. 모든 게 단순했고, 모든 게 포옹 같았다. - P62
역사의 사실들을 확정할 때 해석이 필수적인 역할을한다고 해서, 그리고 현존하는 어떠한 해석도 완전히 객관적이지 않다고 해서, 이 해석이나 저 해석이나 매한가지이며 역사의 사실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객관적인 해석을 내릴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 P42
사실은 역사가가 허락할 때에만 이야기한다: 어떤 사실에 발언권을 줄 것이며 그 순서나 전후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람은 바로 역사가이다. - P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