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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섬 : 나의 투쟁 4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지음, 손화수 옮김 / 한길사 / 2019년 10월
평점 :
노르웨이 버전의 <아홉살 인생>. 유년 시절을 소재로 삼아 일종의 자전적 소설을 쓰는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주인공이 처음 학교를 입학해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러모로 위기철 작가의 <아홉살 인생>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둘 다 유년시절을 소재로 해서 느낌이 비슷했다. 두 책 모두 어린 시절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세심하게 묘사했고, "그때 그 시절"의 풍경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 차이도 존재한다. <아홉 살 인생>이 보다 구체적이고 향토적이라면, <유년의 섬>은 비교적 아련한 느낌이다. 사실 일종의 구체적인 사건들을 담아내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소설책이라기보다는 어떤 회고적 성격이 짙은 영화의 단편, 혹은 유년시절 기억의 조각의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아홉살 인생>같은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이 아홉 살의 꼬마아이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그가 보고 듣고 겪은 사건들인 데에 비해 <유년의 섬>은 사건들과 생각,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들이 혼재되어 있다. 어머니에 대해 서술하다 현재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부모에 관한 생각을 풀어놓는다. 어쩌면 이것이 더 이 소설을 영화처럼 보이게 하는 지도. 읽다보면 극본이 아닌데도 일종의 장면 전환들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한 효과를 준다.
개인적으로는 구체적인 사건들을 다루는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완전히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류의 소설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몽환적인 느낌과 사유가 곁들여진 소설을 좋아한다면 매력적일 책이다.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겪는 유년기란 무엇인가를 바라보기에도 한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우리들이 읽기에도 흥미로운 지점이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