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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소나타 1
최혜원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4년 4월
평점 :
두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에 공감이 많이 갔던 책.
<겨울 소나타>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인물에 초점이 맞춰진 소설이었다. 인물들의 상황에 공감하게 되고, 거기서 느껴지는 감정선에 공감과 몰입을 하게 된다. 인물들의 행동을 서술자가 서술하면서, 인물의 속마음을 별다른 따옴표로 표시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막힘없이 인물의 감정에 녹아들게 된다.
남주인공 '승규'의 첫 등장은 다소 임팩트가 강렬하다. 거침없이 솔직하고 일단 부딪히고 보는 시원한 성격이, 인물의 속마음을 서술하는 데에서 잘 드러난다. 본인이 거칠지는 못한 성격이라, 다소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혈기왕성하던 학창시절이 떠오르면서 이내 승규에게 그때 그시절의 마음으로 공감대를 형성되었다.
여주인공 '은수'는 승규에 비하면 조용하고 섬세한 성격을 갖고 있다. 겪게 되는 사건들 앞에서 망설이는 그 모습들에 많이 공감이 갔다. 어쩌면 본인은 승규처럼 자라오다가 은수처럼 자라나는 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 나온 <겨울 소나타>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과 관련된 내용이 전개된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주된 주인공은 바이올린 연주가를 꿈꾸는 은수인 듯 하다. 굵은 사건들이 은수를 중심으로 전개가 된다.
주인공 '은수'는 학업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다가, 승규가 속한 농구프로팀의 영어 과외를 맡게 된다. 그 수업을 승규의 시선에서 그려내고 있어서, 책을 읽는 나도 수업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처음에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었던 부분이 뒤에서 생각이 났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영어 수업을 한다고?' 이 부분을 지적하는 수강생의 발언을 보고서야 나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물들 설정이 보다 더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공과 무관하더라도 능력이 증빙된다면 일을 할 수 있고, 또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는 점. 그러면 위축되기 마련일텐데 위축되지 않는 은수가 얼마나 그런 속앓이를 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인물들에 대한 세밀한 설정 역시도 이야기에 끌려드는 요소였다. 우수한 실력으로 돈과 유명세를 가졌지만 언론에서 흔들어대는 승규, 그리고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힘든 상황에 자신의 감정마저 절제해버리는 은수. 나는 유명한 사람이 아닌데도, 언론에서 흔들어대는 것도 아닌데도,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낙엽같은 내 멘탈이 생각났다. 이리저리 휘둘리는 내 마음. 그러다보니 내 마음과 감정을 어디 감옥에다가 옥죄어버리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생각과 감정을 죽여버리는 행동만 무의식적으로 반복한다. 열심히 공부만 하던 은수와 다르게, 먹거나 자거나 유튜브에 내 뇌를 절여버리거나.
<겨울 소나타>는 사건들이 짧게 전개가 되어서, 유튜브에 절여진 내게도 짧은 집중만을 요구했다. 그래서 조금씩 그 이야기에 스며들 수 있었고, 천천히 내용에 빠져들 수 있었다. 본 내용에 나오던 음악들을 한 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청양고추의 매콤한 맛이 팍 치고 들어오지만, 점차 우러나오는 달콤한 맛들이 느껴진 책이다.
누구나 낯선 곳에 와 안착하려면 힘든 시간과 고초를 통과의례처럼 거치게 된다. - P157
그 일 이후로 승규의 보약 맹신은 사라졌지만, 선수 가족들이 보양식을 들고 찾아와 술과 돼지고기는 삼가고 하루 두 번 먹으라는 당부와 함께 입가심 사탕까지 놓고 가는 걸 보면 부러워 그런 날은 돼지고기를 안주로 술을 마셨다. - P189
"오늘은 잘 차려서 먹어야지 했다가도 시간에 쫓기다 보면 한 끼 때우기가 돼요."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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