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onsumer Trend Insights - Ten Keywords regarding What Consumers Want in 2023, the Year of the Rabbit
김난도 외 지음, 윤혜준 옮김, 미셸 램블린 감수 / 미래의창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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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 코리아가 출간되었다. 벌써 12년째라 하니 가히 국내 서점에서 몇 주간 1위 자리를 내어놓지 않는 내공이 느껴진다.

코리아 트렌드에서 탄생된 신조어나 유행어도 참 많았는데, 트렌드에 무심한 나도 들어봤던 언택트, 가심비, 멀티 페르소나 등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김난도 소비자 트렌드 연구팀은 매번 다음 해를 대표하는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한다. 2023년은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RABBIT JUMP 란 단어로 내년의 트렌드를 말한다.(매번 다음 해의 띠를 빗대어 트렌드를 말하고 있다)



이 책 영문판에서도 서두에 짧게 요약하여 RABBIT JUMP를 소개해 놓았다. 이는 크게 경제, 사람, 기술의 세 축으로 나눈다.



먼저 평균 실종(RABBIT JUMP: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체리 슈머(RABBIT JUMP: Born Picky, Cherry-sumers), 뉴 디멘드 전략(RABBIT JUMP: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으로 소개되는 경기 불황에 따른 한국 사회와 시장의 변화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체리피커에서 체리 슈머로 변화된 소비자를 보는 관점이다. 보통 혜택만 취하고 구매를 하지 않는 소비 행태를 두고 체리피커라 일컬었지만, 이 책에선 경기 불황 탓에 똘똘하게 따져보고 조금이라도 더 혜택이 있는 쪽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이들은 소량 구매(divvying strategy), SNS 등을 통한 공동구매나 반반 전략(half-half strategy), 계약이나 해지에 있어 유연 전략(flexi strategy) 등을 구사하기도 한다. 한층 똑똑해지고, 취향도 고급져지고, 요구도 분명한 반면 통 크게 소비하지 않으려는 현 소비의 행태가 보이지만 이 또한 지금의 MZ 세대가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 생겨난 전략이라 하니 씁쓸해져 온다. 그렇지만 진화한 다양한 알뜰 소비 전략을 하나하나 배워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 편의점에서 자주 사 오는 반병 분량의 소포장 와인이나 내키지 않은 달은 건너뛰기가 가능한 술담화 등의 주류 구독 서비스도 이 흐름을 담고 있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도 환영한다. 점점 기업들도 소비자 개개인의 요구를 섬세하게 맞추고 배려하는 것 같다.

그다음 요즘 세대들의 가치관을 반영한 '사람'에 관한 키워드로 오피스 빅뱅(RABBIT JUMP: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 인덱스 관계(RABBIT JUMP: 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 디깅 모멘텀(RABBIT JUMP: Thorough Enjoyments: ‘Digging Momentum’), 알파 세대(RABBIT JUMP: Jumbly Generation Alpha), 네버랜드 신드롬(RABBIT JUMP: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이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서 변하는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유통 및 공간의 트렌드를 설명하는 선제적 대응 기술(RABBIT JUMP: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과 공간력(RABBIT JUMP: Magic of Real Spaces)이다.

여기선 인덱스 관계와 알파 세대(201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 관심이 많이 갔다. 알파 세대가 우리 아들 또래의 세대라 책의 순서를 무시하고 처음으로 읽었지만, 읽다 보니 나와 무척 동떨어진 게 확인되어 한편으론 불편한 마음도 들었다.

부모인 내가 모르는, 아니 알아도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 세대의 마인드란...

이 책에선 이들의 롤 모델은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라고 한다. 그리고 누구나 모두 다 셀럽이라고도 한다. 각자의 특출할 만한 강점 하나씩만 있다면. 그게 원어민 급의 영어일 수도 있고, 댄스일 수도 있다. 모든 것에서 완벽했던 과거의 '엄친아'도 이젠 매력이 없단다. 되려 한 가지 분야에서 특출난 실력을 보이면 누구나 '셀럽'이 되는 것이다. 각자의 개성과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탑재된 세대인지 아니면 주목받아야 하는 '나' 아니면 관심 없는 유아독존 세대인지 시간이 흐르면 알겠지만, 아직까지 덜 자란 알파 세대들의 미래에 대해 희망과 걱정을 함께 품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유행할 것만 같은 키워드 '인덱스 관계'!

어쩜 이다지도 요즘의 인간관계를 잘 표현했을까 싶다.

쉽게 떼고 붙일 수 있는 인덱스 탭처럼 필요에 의해 모이고 관계를 맺었다가 필요가 없게 되면 과감히 정리하는 관계.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관계의 최적의 인원은 150명이라는 '던바의 수'가 무색하리만치 지금은 수많은 네트워킹으로 필요에 따라 관계 맺기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취업과 같이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끈끈한 유대감이 있는 사이가 아닌 '느슨한' 사이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도 했다.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다 알 테니 새로울 게 없긴 하겠다. 여기선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의 인덱스 관계 예를 들었지만 그렇다고 사람 간의 정이 어찌 쉽게 맺어지고 정리될까 싶은 대목이었다.



<Z세대들의 친밀도를 표현한 표>


하지만 3년간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예전에는 당연시 여기던 직장이나 친구들과의 모임, 친목 행사, 명절 모임, 심지어 집안 행사 참여 등이 이제는 걸러지는 걸 보면서 이외로 쉽게 정리되는 게 인간관계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허술하다면 허술했던 나의 주변이 정리되면서 근본적인 관계 맺기의 목적을 돌이켜 보기도 했다. 인위적인 만남보다 자연스레 연결된 만남들이었기에 끊어진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었는데, 과연 나는 어떤 목적과 어떤 의도로 이들과 관계를 맺어온 걸까?

그리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 나는 어떤 인간관계를 원하는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가장 행복한가? 등등 책을 덮으면서 고민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렇게 <2023 CONSUMER TREND INSIGHTS>는 주변에서 있어 왔고, 보아 왔고, 변화해 왔지만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현상을 그럴듯한 키워드로 싹 정리하여 내밀어 준다. 그에 더해 영문판으로 접하니 최신 트렌드를 고급 단어들과 함께 익히고, 좀 더 새겨서 보게 되어 개인적으로 이점도 많았다. 어떤 부분은 한글보다 더 쉽게 표현되어 이해를 돕기도 했다. 여기서 소개된 키워드는 2023년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방향을 알려주고 변화를 이해하는 데에 소중한 나침반이 되어줄 거 같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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