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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의 첫 책 -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반달문고 35
주미경 지음, 김규택 그림 / 문학동네 / 2018년 1월
평점 :
“칼국수, 킁” 언제부터 인가 국수씨네 칼국수집에 찾아오는 ‘킁손님’. 그 누구보다 맛있는 소리를 내며 칼국수를 먹는다. 돈 대신 음식값으로
동글동글 도토리를 내고, 잘 먹었다는 인사 대신 휑하니 나가버리고.
“산 아래에서 불렀다, 나를. 킁킁, 칼국수 먹으라고. 킁” 산 속을 돌아다니다 허기져 변신해서 온 천년 묵은 멧돼지일까? 나도
겨울에 힘들게 등산하고 내려올 때면 어느 순간 뜨끈뜨끈한 칼국수가 먹고 싶어 진다. 킁 손님도 나와 같이 추운 날씨에 산에서 내려와 칼국수를 그렇게 먹고 싶었을까? 국수씨는 “앞으로는 도토리를 얼굴에 부어 버릴거야!” 라고 생각하며 벼르고 별렀지만 언제나 국수씨가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킁 손님이 토도당당당 하면서 먼저
그릇에 도토리를 부어버렸기 때문에 늘 머뭇거리다가 그만두고 말았다. 국수씨네 가게는 장사도 안 된다는데 계속 킁 손님이 먼저 그릇에 도토리를 부어버려서 계속 머뭇거리고 마니깐 난
너무 답답해서 킁 손님을 가게에서 내 쫓아버리고 싶었다. 아마도 국수씨의 마음은 나와 같을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킁 손님의 정체가 많이 궁금했다. 하지만, 항상 킁 손님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킁 손님의 이미지가 무언가 배고프고 허기지고 정말 쓸쓸해 보였다. 마치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말이다.
나중에 국수씨가 킁 손님이 준 도토리를 가지고 신메뉴를 우연히 개발하게 되었다. 바로 도토리 칼국수다. 이 메뉴를 개발하여 크게 성공한 것을 보면 킁 손님은 하늘에서 국수씨를
도와주라고 내려 보낸 천사가 아닐 까도 생각한다.
오늘 저녁에는 엄마가 끓여 주는 도토리칼국수를 먹고 싶다.
국수씨에게,
킁 손님이 자꾸 와서 제대로 돈도 안 내고 귀찮게 할 때는 많이 힘들었죠? 하지만, 킁 손님 덕분에 신메뉴도
개발하게 되었잖아요. 저도 킁
손님이 무척 답답했기 때문에 저번에 킁 손님에게 반그릇으로는 칼국수를 안 판다고 퉁명스럽게 말했을 때 국수씨의 마음이 이해되긴 했어요. 가끔 저도 그렇게 늦은 밤에 갑자기 칼국수가
먹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리고 킁 손님은 제가 생각하기에 인간은 아닌 것 같아요. 킁 손님이 산에서 돌아다니다가 무척 배고픈데
돈은 없어서 국수씨에게 예의 바르게 하지 못한 거 같아요. 앞으로는 그런 손님이 있어도 킁 손님일처럼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르니깐 국수씨가
많이 이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