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니아 찬가 에디터스 컬렉션 16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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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십 년 동안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것이었다. 내 출발점은 언제나 당파성,즉 불의 를 감지하는 데서부터다. 책상에 앉아서 책을 쓸 때 나는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고 말 테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폭로하고 싶 은 거짓과 관심을 둬야 할 사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책을 쓴 다.( "나는 왜 쓰는가", 민음사)❞

<카탈로니아 찬가>는 조지 오웰이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P OUM (통합마르크스노동자당)의 의용군으로 참전한 경험을 쓴 일종의 르뽀 문학이다.

1936년 사회주의 노동당, 공산당 등의 연합인 인민전선이 승리하여 정권을 차지한 이후, 우파 지도자 암살을 빌미로 프랑코가 독일과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아 내전을 벌인다. 초반에 정부는 프랑코의 파시즘에 맞서 싸우는 상황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좌파에 내분이 일어난다. 공산주의가 아나키스트를 탄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프랑코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가장 큰 원인이 된다.오웰은 아라곤 전선에 파견돼 겪은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총기 사용을 해 본 적 없는 15세 언저리의 소년들, 제대로 된 라이플은 지급되지 않고, 보초병들은 글을 몰라 이중 암호를 해독할 줄 모르고, 군수물품들은 없거나 턱없이 부족하고 막사 는 더럽고 군대는 한마디로 오합지졸이었다. 오웰은 "적보다 추 위나 이가 훨씬 더 무서웠다. " 고 고백한다. 의용군들은 그들의 조국이 보호해 주지 않아도 단지 '파시즘'에 맞서겠다고 자원해 온 사람들이다.

❝ 이 전쟁도 다른 전쟁과 똑같은 사기예요.(204p) ❞

전선에서의 상황과 바르셀로나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오웰이 처음 도착했을 때의 바르셀로나와 전선에 다녀온 이후 바르셀로 나도 달라져 있다. 이때 오웰은 큰일이 일어날 것임을, 그것도 잘못된 방향으로, 직감한다. 파시즘에 대항한 좌파세력 연합 내에 정치적 당파 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스탈린주의자들"이 권력을 쥐고 있었으므로, 모든 "트로츠키 주의자" 가 위험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232p)❞

정부는 POUM을 위장한 파시스트 조직이라고 음해하면서 공산 주의의 대대적인 무정부주의의 탄압으로 이어간다. POUM 의 용군들도 붙잡혀 감옥에 가게 된다. 일부는 감옥에서 "무의미한 죽음"을 맞이한다. 정치적 당파들 사이의 못된 증오가 번져간다. 오웰이 부인과 우여곡절 끝에 스페인을 탈출하기까지 오웰은 스페인의 상황을 보며 역겨움과 분노를 느낀다.

❝나의 당파성, 착오, 내가 본 것은 사건의 한 면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왜곡을 주의하라.(283p) ❞

<카탈로리아 찬가>는 좌파와 프랑코의 파시즘의 전쟁이 아니며. 좌파 내부의 공산주의는 오히려 혁명을 원하지 않았고 "노동자 권력이 아닌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그들의 테제"였다. 공산주의는 반혁명 세력이 되었다. 당파 정치의 끔찍함이 있었다. 스페인 내전의 진실을 감춘 언론들도 문제였다. 시민들은 내전을 겪으며 자국 내 전쟁을 "허리케인이나 지진 같은 자연 재해로 여기며 자신들의 안위와 생계에 더 신경 쓴다. 그들에겐 혁명의 명분은 와닿지 않는다. 싸움 전체를 마치 사교적 행사처럼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오웰은 "POUM, PSUC, CNT, UGT, IPL이라는 정파들과 노조들의 만화경"에 분노한다. 이 책에는 오웰의 스페인 내전에 대한 통찰이 실려있다. 그의 날카로운 필력으로 내전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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