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일기

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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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인류애'가 넘치는 권남희 번역자가 스타벅스에서 내돈내산으로 음료를 마시고 작업을 하며 틈틈이 쓴 일기를 묶은 에세이다.

스타벅스는 나 또한, 자리를 오래 지켜도 눈치가 보이지 않기도 하고 앱으로 나에게 맞춰진 레시피대로 음료를 주문하는 게 좋기도 해서 가끔 찾는다. 동네 카페 커피값도 많이 올라서 스타벅스가 오히려 가성비가 좋을 때도 있다. 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그러다 보니 옆자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본의 아니게 종종 듣기도 한다.

내가 가는 곳은 학원가에 자리 잡은 매장이다보니 입시철이 되면 여기저기 테이블에서 상담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럴 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라도 얻을까 귀를 활짝 열어 놓기도 한다.

언젠가는, 소리를 키워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 때문에 조용히 카운터에 가서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는 거라고 했지만 어쨌든 총소리가 크게 울리는 카페는 어딘지 불안해진다.

가끔 재택근무자들이 줌으로 화상회의를 하곤 하는데 언젠가는 회의 중 흥분했는지 화면의 상대와 언성을 높이며 얘기하는 통에 그냥 조용히 나와버린 적도 있다.

스타벅스 매장은 간섭과 규제가 덜한 탓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곳이다.

그러나, 늘 최악은 소음 유발자들이 아니라 양말을 신지 않은 발을 맞은편 의자에 올려놓는 사람들이다. 자기 집 안방도 아니고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아무리 편해도 말이다.

별 사냥을 하고 당근에서 기프티콘을 저렴하게 사 모으고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혜택들을 챙기는 작가의 모습이 어딘지 친숙하다. 어른이 다 된 딸 경아와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며 나도 나중에 그런 모습으로 딸들과 지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내내 느껴지는 작가님의 따뜻한 오지랖이 좋다. 눈치껏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에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것.

마스다 미리나 사노 요코의 에세이처럼 술술 읽히는 간결한 문장들은 제주 유기농 녹차같이 깔끔하다. 그 안에서 따뜻함도 동시에 느껴지니 아이스가 아닌 따뜻한 녹차다. 연말이라 그런지 이런 따뜻한 글이 좋다._🍵_

☝️스타벅스에 그렇게 다양한 음료가 있었나 싶다. 난 주로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를 마신다. 녹차는 한 번도 주문해 본 적이 없다! 😯
쿨라임피지오는 쿠폰으로만 마시는 음료다.😅 한 입 빨면 없다. 🥲



🔖우리 몸에서 가장 부드러운 혀지만, 부처님은 혀가 몸속의 도끼라고 했다. 도끼를 잘 간수하지 않으면 제 몸을 찍는다고 했다. 나도 그 도끼로 내 몸을 찍은 적이 많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볼 때 가장 후회되는 점은 인생을 좌지우지할 선택의 순간들이 아니라, 생각 없이 내밸은 말들이다.(77p)

🔖사람들은 몸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자기 자신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누군가가 나를 평가하면 너는 역시 나를 모르는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가 보는 내 모습이 진짜 나일 수도 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나 많고, 나는 보고 싶은 나만 보며 살아가니깐. (1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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