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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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모든 것은 안에서 시작되었다.
최초의 감정, 최초의 자아, 최초의 세계.
그중 오직 최초의 꿈만이 우리 세계의 바깥에 미래를 펼쳐놓았다.
이제 이곳에서 우리는 꿈의 미래를 안으로 끌어온다.
믿고 기도하여 결국 가장 좋은 것이 내게 온다.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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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을 다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현실과 열성을 다해도 살기 힘든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들, '시간이 자신의 세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오직 '믿음'만이 유일한 구원인 사람들.

자신의 믿음을 되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가장 갖기 힘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게 분명'하다. '정작 희망과 믿음이 필요한 사람들은 책이 제시한 방법을 시도조차 하기 힘들다.' '간절함은 현실이 된다는 것'을 믿는 이들이 쉽게 이 세계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인간의 의도가 섞이지 않은' 그저 공간으로서의 '탱크(subconscious tank:잠재의식 탱크)'가 만들어지게 됐다.

'신성한 구역'을 정해 구겨진 마음을 '다리'고 한 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는 암흑 속인 탱크 속에 들어갈 땐 마음은 오직 믿음으로 수렴된다. 텅 빈 암흑의 '탱크'에 들어가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위해 기도한다. 꿈과 미래를 자신의 언어로 발화하며 그 목소리를 듣는 것 그러면서 진짜가 되리라고 믿는 것이다. 그곳에 자신의 믿음을 실현시켜 줄 절대적 존재, 신(神)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믿음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믿음'만 존재할 뿐.

탱크는 어떤 절대적 존재를 맹목적으로 믿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바깥에 있는 미래를 자기 안으로 끊임없이 끌어들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처절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믿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반드시 붙들어야 하는 문제였다. (106p)

가족이 자신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길 바라는 둡둡, 그는 그 믿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과 '공통의 꿈'을 꾼다면 자신이 꿈꾸는 미래는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결국, 그가 꿈꾼 미래는 현실이 됐다. 무지개 깃발을 손에 든 둡둡의 아버지를 본 양우가 흐느껴 울던 마지막 장면은 내내 마음에 남아 있다. 양우의 눈앞에 보인 것인 그렇게도 둡둡이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던 미래다.

'믿음이라는 것은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리고 우리가 믿을 것을 '사랑' 뿐임을 알게 한다.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전개와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무엇을 '믿는다'는 것이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한 요즘, '믿음'이라는 것과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하느냐까지 다양한 물음을 던진 묵직한 소설이었다.

🔖도선은 확신했다. '그곳'에서 기도한 모든 것은 이루어진다. 바깥의 꿈과 미래를 믿는다면 그것들은 절대 도선을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그것은 반드시 올 것이다.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의 모습을 하고 도선의 '안'으로 올 것이다. 도선은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14p)

🔖탱크에 갈 때마다 어떻게든 ㅇ 상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희망의 실체이다. (139p)

🔖결국 현실은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미래랑 닮게 되니까요.(147p)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거기에서 죽었다고. 그렇지만 그게 탱크의 잘못이나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니었다고. 그것은 무언가를 강하게 믿고 희망을 가질 때 따라오는 절망의 문제였고. 세계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꼭 한 번은 맞다뜨리는 재해에 가까웠다고 그러니 언젠가 당신에게도 재해가 온다면 당황하지 말라고. 대신 잠깐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보라고. 그러면 한 번도 기다린 적 없던 미래가 평생을 기다린 모양을 하고 다가오는 날이 올 거라고. (2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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