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기 전에
김진화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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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기 전에'의 나는 여행지에서 애착 인형인 길쭉이를 잃어버린다. 사실 호텔에 두고 외출했는데 청소하시는 분이 모아놓은 빨래에 휩쓸려 세탁소로 보내진 것이다. 샤워하다 앞니가 부러져 같이 못 온 아빠를 챙기느라 엄마는 종일 통화 중이다. 바다는 너무 아름답고 재밌는 곳이지만 혼자 노는 건 싫다. 바다가 재미 없어진다. 호텔로 돌아와 인형이 없어진 걸 알게 된 나는 몸도 마음도 아프다.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공항에선 길쭉이 주인을 찾는 방송이 들리고 나는 극적으로 길쭉이와 만나게 된다.

🔖나는 우리가 다시 만날 줄 알고 있었어요. 엄마는 왼쪽, 나는 오른쪽 다리를 붙들고 한참 울었어요.

엄마에겐 아빠가 길쭉이 인형 같은 존재였을까. 길쭉이를 다시 만났을 때 엄마도 인형을 같이 껴안고 울음을 터뜨린다. 공항에서 만난 건 길쭉이 인형이 아니라 아빠일 수도 있다. 한 뼘 자란 마음일 수 있다.

한 여름을 통과한 아이의 마음은 뜨거운 바다 위의 윤슬처럼 반짝일 것이다.

쨍하지 않은 오래된 사진처럼 바랜듯한 부드러운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들과 깨알 같은 디테일들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반짝이는 바다와 물빛은 어른들은 유년 시절로, 아이들에겐 지난 여름 휴가지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뭉끄서포터즈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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