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키우는 사람 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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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빛으로 가득한 '프로방스'에서 태어났기에 오렐리앙이 금(빛)을 자신의 꿈의 색으로 인식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오렐리앙은 자신이 찾는 꿈의 색인 금을 꿀벌을 키우는 일에서 찾으려 한다.

그러나 화재로 순식간에 양봉장을 잃고 좌절한 그는 아프리카에서 금을 찾는 어떤 사람의 모험을 그린 책을 읽고 금색 피부의 여인과 꿀이 나오는 꿈을 꾸게 된다. 오렐리앙은 다시 그의 꿈인 금을 찾으러 아프리카로 떠난다.

금의 꿈을 좇는 오렐리앙에겐 직진만 있다.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꿀벌을 키웠으며, 아프리카에는 죽음뿐이라며 말렸던 이 빠진 사람의 충고에도 아프리카로 들어갔으며, 마코넨 군주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꿀벌들의 절벽을 찾아 나선다.

꿀벌들의 절벽에 도착한 오를레앙은 꿈속에서 보았던 금빛 피부의 여인을 만나고 그녀와 사랑을 나눈다. 오렐리앙은 꿈을 이룬 것인가? 그러나, 허무하게도 오렐리앙이 감각했던 금빛 여인은 다음 날 사라지고 갈라족 마을은 마치 신기루처럼 존재하는 것 같다. 그는 그곳에서 3년을 방황한다. 오렐리앙은 자신이 그토록 좇던 꿈이 무엇인가.

"그런데 이제 나는 그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147p)

오렐리앙은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런 그에게 귀향길에 만난 루아죌이 찾아온다. 광기 어린 야망을 품은 기술자 이폴리트 루아죌은 오렐리앙의 꿈을 현실로 만든다며 돈을 들고 와 꿀벌 농장 아피폴리스를 만든다. 그러나, 가장 완벽한 꿀벌의 오페라를 만든 후 그들의 농장은 처참하게 무너진다. 꿀벌에 대한 집착은 광기를 만들고 그 광기는 그들의 꿈에 독을 뿌리고 무너뜨렸다. 운명을 손에 쥐었다는 자만이 그들을 파산하게 만든다.

인생에 희망이 있는 것은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꿈을 좇아 머나먼 길을 돌고 도는 동안 오렐리앙은 자신의 금을 찾지 못했다. 오렐리앙은 다시 꿀벌 키우기를 시도한다. 자신에게 남은 모든 것을 자신을 끝까지 기다려준 폴린에게 주고 나자 그제야 자신이 그토록 찾던 여인이 폴린, 즉 자신의 금이었음을 알게 된다. 집요하게 금을 찾아 헤맸던 그는 그가 찾던 금은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여기에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에서는 유독 숫자 7이 집요하게 등장한다. 7은 완성의 숫자이며, '눈'에서 유코가 집착한 숫자이기도 하다. 금의 꿈을 좇으며 자신의 영혼이 무거워지고 가벼워지는 것을 7차례 느꼈던 것은 자신의 꿈에 도달하기 위해 마치 자신의 영혼을 일곱 차례 재련하는 과정을 이루어야만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라르에서 꿀벌들의 절벽으로 가는 길은 7일이 걸렸다. 아덴에서 마르세이유로 가는 배 안에서 그는 7일 동안 앓는다. 루아죌과 만든 아피폴리스가 무너지고 다시 재기하기 위해 오렐리앙이 만든 벌통은 7개다.

인생은 자신의 색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는 듯,
막상스 페르민의 색채 3부작을 통해 '눈'에서는 흰색을 쫓고, '검은 바이올린'에서는 검은색을, 그리고 '꿀벌 키우는 사람'에서는 금색을 좇아가는 주인공들을 만났다. 페르민은 세 권을 관통하는 색과 사랑, 예술 그리고 광기와 꿈..그것들이 버무려진 것이야말로 진짜 인생이라고 말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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