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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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하려는 순간, 우연찮게 '시간의 문'을 통과해 엉뚱한 시공간인 '2019년 12월 어느 날의 미미 분식'에 불시착한 세 사람, 홍율, 권상은, 쿠리. 이곳에서 이들 시간여행자들은 단 14일의 시간만 허락받았다. 14일 이후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재개발 지역에 있어 곧 철거에 들어가는 미미 분식에는 영화 촬영을 위해 한 달 사용허가를 받은 보리가 상주하고 있다. 보리는 친구인 은표가 자신의 퇴직금과 펀딩 한 영화제작비를 들고 튀어 영화제작이 엎어진 상태다.

보리를 포함한 세 명의 시간여행자들은 인생의 막다른 길에 있으며 더 이상 희망은 보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미미 분식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시간을 같이 보내며 서로를 위로하고 위로받는다. 요리사인 권상은이 만드는 소박한 음식들을 나눠먹으며 이들의 마음은 조금씩 열리고 인생을 다시 살아 볼 용기를 가지게 된다.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띠는 계란밥을 마지막으로 먹고 떠나는 홍율, 그녀에겐 14일의 기억은 지워지겠지만 따뜻한 노란색의 감각은 남아있을 것이다.

인생은 죽음이라는 소실점을 향한 카운트다운의 시간이 아니라 신나는 러닝타임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NG 같은 실패나 좌절에도 '스피드, 롤, 액션'을 외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나에게 상처 준 이들을 아웃포커스 시키고 상처나 실패는 편집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클로즈업할 수 있는 건 결국 감독, 나 자신인 것이다.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영화를 만든다는 건,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고 또 과감히 편집하는 일이야. 러닝타임 동안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고, 정말로 보여주고 싶은 걸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서 깎고 다듬어 만드는 거니까." (163p)

🔖"그러니까 너도 지금을 카운트다운이라기보다는, 신나는 러닝타임으로 살면 어때?" 사라져가는 과정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한 장면으로. 앞으로 남은시간만이라도 그렇게. (164p)

🔖엄마는 살다보면 뜻밖의 손님은 언제든 찾아온다고 했다. 그 손님은 사람이기도 하고 사고이기도 하고 행운이기도 하고 뭐든 될 수 있다고. 하여튼 언제나 닥쳐온다고. 그럴 땐 손님이 왜 오느냐 따지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어떻게 맞이하면 될까를 생각하는게 낫다면서. 왜보다는 이제부터 어떻게. (177p)

#청소년부터읽기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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