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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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현역 작가 23의 소설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집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는 지난하고 치열한 소설의 창작 과정과 작가들은 왜 글을 쓰는지 또 소설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짝 엿볼 수 있게 한다.

실패가 겁나 선듯 소설 쓰기를 시작하지 못하는 고뇌와 자기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 그 촘촘한 경계에서 결국 터져 나오는 단어들과 문장들로 글을 짓는다. 작가들은 결국 써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책을 읽고 나면 소설가들에 대한 경외심이 생기게 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문장을 만들고 텍스트를 쌓아 이야기를 짓는 작업은 분명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소설을 쓰는 일은 맞거나 틀리거나 하지 않는다. 옳거나 그르거나, 이기거나 지거나 하지 않는다. 뭔가 의미 있는 형태를 만들어 옆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조용한 작업'이라는 조경란 작가님의 말은 소설을 대하는 독자의 태도에 닿아있다. 소설을 읽는 것은 나를 판단하는 일을 멈추고 조용히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소설 안에서 나는 자유롭다. 외롭지 않다.

'나는 오늘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읽고 오늘 쓸 수 있는 글을 씁니다.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나를 좋아합니다.
'(최진영, 193p)

수많은 '나'중에서 나 또한 소설을 좋아하는 나를 참 좋아한다. 😊

🔖늘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인다...그리고 그것이 나의 어딘가에서 작지만 확실한 동력으로 작용하여 읽고 쓰고 쓰고 읽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박솔뫼, 54p)

🔖...글쓰기의 괴로움을 온전히 대면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렇지 않고 무얼 쓰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므로 소설을 쓰기 위해 소설이 써지지 않는 그 공백의 시간은 불가피하고 필연적이라는 것.(임현, 100p)

🔖소설은 내게 감각과 감정의 스펙트럼이 다양해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게 불가능함을, 그러니 그렇게 절망할 일은 아니라는 것을, 그럼에도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경험한 누군가가 있으며 작가 또한 이해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정소현, 120p)

🔖소설을 쓴다는 것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시간을 삶으로 채워 넣는 일이고, 삶을 감각하는 일이다. (정소현, 122p)

🔖작가로 살아가는 데 없어서도 안 되고 잃어버려서도 안 되는 게 한 가지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문학을 좋아할 것. 무엇이 와도 그 마음을 훼손당하지 말 것. (조경란, 1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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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에세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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