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도서처음 요가를 배웠을 때 요가 선생님은 호흡이 중요하다고 했다. 숨을 내쉴 때와 들이켤 때의 동작이 달랐고 그걸 반대로 하지 말라고. 몸 안의 에너지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김혜나의 소설집은 '요가'같은 소설이다. 호흡을 고르고 내 안의 에너지에 집중하게 한다. 동작의 만듦새는 호흡에 따라 달라지고 외부에 신경 쓰지 않고 코어에 집중하면 동작은 탄탄해진다. 알 수 없는 미래를 긴 호흡으로 바라볼 줄 아는 것과 작고 큰 문제들에 전착하기보다는 나 자신에 집중하면서 한 발 나아가는 것, 멈출 때를 아는 것, 그런 것들을 느끼며 소설들을 읽어나갔다.비교적 차분한 어조의 7편의 단편 소설 주인공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현실이나 문제를 '객관적상관물이자 낯설게하기, 혹은 비틀기'(229p)로 우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자신을 탓하며 우울에 빠지지 않는다. '깊은숨'을 내쉬고 앞으로 정진한다. 존재는 존재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이고 누구에게도 속해있지 않기에 자체로 완전한 것이다. <아버지가 없는 나라>의 아진은 생모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이 진리를 깨닫는다. 인생이라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여정이라는 것.모든 단편이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단편은 <오지 않는 미래>였다. 여경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다 종국에 그녀가 '긴 한숨'을 내쉬었을 때 나도 같이 내쉬게 될 정도로 몰입 되었다.작가님의 첫 소설집인데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소설은 역시 나에게 '코너스툴'같은 존재다.🔖책방을 열기로 마음먹었으니 책방 이름을 지어야 했고,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코너스툴'이었어요. 우리는 비록 링에서 싸우듯이 살아가고 있지만, 잠깐씩 앉아 쉬어 갈 구석 자리가 됐으면 해서 지은 이름이에요.(265p)#깊은숨 #김혜나 #소설#한겨레출판 #하니포터#하니포터4기_깊은숨#독서 #책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