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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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도서

은유 작가가 한겨레 신문 지면을 통해 18명과 해왔던 인터뷰를 묶어 낸 이 책은 18명의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 그 18명은 아름다운 삶을 생각하게 하는 사람들이고(1부),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이고(2부), 사는 일 자체로 누군가의 해방을 돕는 사람들(3부)이다.

나의 불행을 다른 사람이 겪지 않도록 그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힘,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곁을 내주는 힘, 사람이라는 희망을 절대 놓지 못하는 힘,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쳐서라도 잘못된 것을 바꾸려는 힘, 이런 힘들은 '그간 살아온 경험들, 생각들, 감정들에서 차차 누적되어 나온 힘이며 이렇게 형성된 것들이 그들의 삶의 얼굴을 만든다.(181p)'

매 인터뷰 말미에는 은유 작가의 인터뷰 후기가 있는데 인터뷰이의 섭외 과정이나 지면에 실리지 못했던 것들을 이야기한다. 동물권 운동을 하는 사람 인터뷰를 위해 며칠 동안 육식을 안 할 정도로 인터뷰이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는 모습과 더불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교정하고 스스로를 점검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통해 인터뷰라는 것은 그녀의 말처럼 정말 '짧은 연애'가 아닌가 싶다. 그녀는 정교한 질문으로 끌어낸 대답들로 그들의 삶을 통찰한다.

자신의 목소리 또는 힘과 때론 인생마저도 약한, 힘없는, 목소리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어 주는 18명의 다양한 인생을 보며 각박한 이 세상에서 그래도 여전히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건 우리 곁에 18명과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인 것 같다. 지금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으면, 이 책을 보라고 하고 싶다.

🔖여성 자살의 80퍼센트는 사회적 타살이에요. 피해가 있으면 남자들은 남을 죽이는데 여자는 자기를 죽이는 경향이 있어요. 자기한테 화살을 돌려요. (53p)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를 두어야 하는 팬데믹 시대에 김중미가 내놓은 생존 키워드는 '곁'이다. (132p)

🔖여기에 담긴 18명의 인터뷰는 그들의 증명사진이 아니라 어떤 한 사람이 '크게 그린 그림'이다. 내 눈에 멋있게 보이는 모습이나 내가 닮고 싶은 태도, 세상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메세지를 확대해서 쓴 글이므로 공정하고 객관적이기보다는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작업에 가깝다.(299p)

#크게그린사람 #은유인터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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