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치매 진단은 자식에겐 쓰나미와 같은 일일 것이다. 일단, 병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고 병이 진행되는 동안 낯설어진 부모를 마주한다는 건 참 어렵고 슬픈 얘기다. 이처럼 치매라는 것을 생각할 때 나는 병의 당사자보다는 그것을 함께 겪을 가족의 입장을 늘 먼저 생각해왔다.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현실적인 문제들.(이 책의 지호 씨 결혼 문제나 남동생이 겪는 말 못 할 일상의 어려움들은 그것을 잘 보여준다.)그러나 휘리 작가님의 책을 읽고 나니 병의 당사자가 겪는 문제들과 고통이 느껴졌다. 치매는 누구보다 숙희 씨에게 엄청난 충격이다. 숙희 씨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 숙희 씨가 과거 인생의 가장 아픈 부분과 가장 행복한 시절이 번갈아 떠오르면서 현실과 혼동하는 모습에서 눈물이 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치매에 걸린 숙희 씨와 딸 지호 씨가 치매라는 병을 받아들이고 함께 노력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노란 희망의 불씨는 계속 살아있다. 지호씨는 이전엔 알지 못했던 '숙희'라는 한 '여자'에 대해 서서히 알아간다. 엄마와 딸이라는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가 허물어지고 한 여자 대 여자로서의 시각을 회복한다. 치매에 걸린 엄마는 보호만 해줘야 하는 그저 나약한 어린애가 아니다. 나는 지호 씨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게 대견하고 예쁘다. 엄마가 돼보니깐, 자식들한테 무시당하는 게 제일 속상하고 힘들 것 같다.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고, 슬프고 진지한 상황 속에서도 때론 유머도 있는 휘이 작가의 그림들은 참 따뜻하다. 치매를 겪는 당사자도 그 곁을 지키는 가족들도 이 책을 통해 따뜻한 기운을 얻지 않을까. 이 책의 내용은 픽션이지만 실제 작가님의 어머님도 치매 진단을 받았고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다고 한다. 🥲
치매는 유전일 가능성이 높고, 비만일 경우 그 확률이 더 높다니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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