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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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들어가기 전, 도넛가게에서 잠시 알바를 한 적이 있다. 잠깐 일했지만, 별의별 고객을 다 겪으면서 장사를 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일찍부터 알게 됐다.

매일 다양한 모습의 손님들을 마주하게 되는 편의점이라는 공간.
돈 계산을 잘 하지 못하는 어린이집 꼬마친구들부터 (귀여워서 한참 웃었다🙂)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간 사람, 택배 사기꾼,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한 손님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한다.

편의점 카운터 너머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사람 사는 이치를 깨닫고 저마디의 사연을 추측하며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고 오늘도 편의점을 지킨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 손님 없는 편의점을 홀로 지킨 친구 정욱과 나눈 대화에선 잠시 눈물 😥 (깨끗한 것들이 시들어간다 에피소드편)

매출의 흐름을 읽으며 앞선 발주를 하는 점주는 인공지능을 넘어서는 뛰어난 '경험 지능'의 소유자다. 사람을 상대하는 편의점 운영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 전후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눈치와 촉이 필요하니 아무나 한다고 뛰어들었다간 큰 낭패를 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편의점 점주 10년 정도 되면,
섭씨 15도 정도의 목소리를 내고,
중용의 미소를 짓게 되는거고,
시월의 오후 2시쯤 되는 대답도 할 수 있게 되나 보다.

시급을 생각하면 글을 쓰는 일이 손해인지 이익인지 알 수 없지만 n잡이 점점 더 절실해지는 요즘, 미래를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편의점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쓴다는 작가님, 편의점 시리즈는 재미있으니 힘내시고 계속 써주시기 바란다고 슬쩍 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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