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하던 그 시절, 내가 불확실에 내재된 불안을,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음에서 오는 불안감을 감당할 수 있게 해 준 얼마 안 되는 활동 중 하나가 글쓰기였다. 서러움에서 부화한 걸지도 모를 구상이 떠오르거나 다가올 때마다, 이 착상이 내 집중된 주의력은 물론이고 분산된 주의력을 과연 이겨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다수의 구상을 시간의 여러 차원에 걸쳐 펼쳐 보이는 것이 곧 글 쓰는 삶이라는 원대한 모험이다. 그런데 내겐 글을 쓸 곳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