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은 어디로 갔나

꽃들은 어디로 갔나
서영은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꽃들은 어디로 갔나

- 서영은 -

"꽃들은 어디로 갔나" 이 책은 서영은 작가님의 자전적 소설이다. 나는 약간은 파격적인 설정에  그냥 일반적인 창작 소설인줄 알았다.

작가님의 실제 이야기인줄은 몰랐다. 소설이 다 끝나고 '작가의 말' 페이지에서 바로써 작가님의 실제 이야기인줄 알게된것이다.

자전적 소설임을 알고 읽었다면, 소설은 이해하는데 더 득이 됐을법도 했지만. 스토리를 모르고 읽으니, 소설이 주는 궁금함은 계속 간직할수 있었다.

이 책은 사랑 그후에 느낌, 혹은 사랑 그 씁쓸함에 대한 느낌이 들었다.

서영은 작가님은 역마, 무녀도로 유명한 김동리 소설가의 30살이나 어린 3번째 그의 아내가 된다. 당시 문학계에서는 엄청난 이슈를 불러모았다고 한다. 이 결혼을 바탕으로 소설을 전개된다.

호순은 30살 많은 박선생을 24살때 맞나 사랑을 한다. 그는 당시 두번쨰 아내와 결혼 생활중이었고, 호순은 늘 그와 모든것을 함께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럴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두번째 아내인 방선생이 세상을 떠나고, 호순은 절에서 친정엄마를 모시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박선생의 집으로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호순은 힘들다. 방선생의 흔적이 아직도 고수란이 있으며, 박선생의 아이들이나, 지인들에게는 결혼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으며, 박선생은 겹겹히 잠근 열쇠들과 , 혹은 도둑이 들어올까 싶어 잠도 이루지 못하고, 심지어 밤에 집을 지키는 아주머니까지 고용한다. 그런 박선생을 보며, 호순은 자신이 늘 함께 하고 싶어했던 남자 박선생과는 달리, 욕심많고, 자존심 강하며,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나이 많은 노인으로 보이며, 그런 호순의 힘겨운 결혼생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나 이 책에 가장 놀아웠던 점은 박선생의 두번째 아내인 방선생의 태도이다.

그는 자신의 남편과 호순의 관계를 알고 있었음에도, 큰 분노나 경고대신 호순에게는 "그이는 불쌍한 사람이다" 라는 말을 남기고

남편에게는 죽기 직전 "그 아이에게 잘해주세요" 라는 유언을 남기는 모습에서 나는 도무지 이해할수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흔히들 남녀가 사랑에서 결혼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랑은 서서히 식어가고, 어느날 잠자고 있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았을때 그 사람이 불쌍하게 보이기 시작할때가 있다고들 한다. 바로 그 감정을 방선생도, 호순도 느꼈던 것일까?

분명 둘은 불타오로는 사랑은 아니지만 방선생은 내연녀가 있는 그를 존중했으며, 호순은 한낱 노인으로 비추었던 박선생 주변을 맴돌았다. 그게 바로 방선생이 말하고 호순이가 박선생을 대하는 사랑의 방식인가 모르겠다.

아니다 어쩌면 젊은 남녀가 결혼해서  그 불타오르는 사랑을 죽기전까지 적어도 20~30년간을 그렇게 할수 있다는건 말이 안되는것 같다.

연민도 또 하나의 사랑의 방식이라고 여겨진다.

이 소설은 서영은 작가님의 자전적 소설이다. 유명한 소설가의 3번째 부인이자 30살이나 어린 신부가 되었다는 파격적인 소재에서 나는 단순한 소설적 상황인지 알았지만, 이것이 곧 작가님의 결혼생활이자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니 인생의 성장통을 어느정도 겪지 않았나 예측해 본다. 하물며 이것은 소설이기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부분이 허구인지 그건 작가님만 알뿐이다.

우리는 여기 인물속에 나온 호순과 박선생의 모습 그대로만 느끼고 받아 들이며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