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가 된 청소부 - 산다는 것과 초월한다는 것
바바 하리 다스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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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과 초월한다는 것. 이것은 이 책의 부제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난 초월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지은이가 말하는 초월함이 가치있는 것일까란 질문을 던졌다. 삶에서 초월한다는 것 그것은 과연 무엇에서 초월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초월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저자는 짧은 단편들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성자가 되는 길, 눈에 보이는 것의 속임수, 자신의 외부에서 신을 찾는 노력의 허무함, 인간의 욕심, 사회제도의 불합리 등등. 저자는 우리가 우리 외부에서 신을 찾는 노력이 얼마나 허무하고 실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전편에서 계속 이야기 하고 있다.

신은 우리 안에 있다. 모든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최종적으로 자신을 버리는 순간 우리는 성자, 신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성자가 된 청소부 자반은 자신이 저지를 죄를 갚기 위해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오히려 베풀면서 ‘청소’라는 천하지만 귀중한 일을 매일 해나간다.

하지만 결국 그것조차 어떤 집착임을 깨닫고 그 일 자체마저 내려놓는 순간 신이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자반은 무엇인가를 쫒아가지 않았다. 그는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 사회에 봉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청소를 그만두었을까. 그 질문이 계속 나를 괴롭혔다. 왜 청소를 그만두었는가.

난 솔직히 자반이 청소를 하고 있던 때가 더욱 아름다웠다. 그가 그 일을 내려놓는 순간, 자반도 결국은 하나의 인간임을, 그도 신이 될 수 없음을 느꼈다. 인간은 누구나 성자가 되고 싶어한다. 저자는 모든 것을 초월하고 비울 때 그 누구도 신이 됤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초월하는 순간, 그 빈자리에 무엇이 들어올지가 의문이다. 인간이 과연 그 빈자리를 아름답게 채울 수 있을 것인가. 아니 비울려고 하는 것 자체가 집착이 아닐까. 다른 사람이 나를 성자라고 부르고 안 부르고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난 과연 나에게 솔직할 수 있는가.

인간의 삶은 계속된 집착의 연속인 것 같다. 단지 그것을 초월할려고 노력하는 집착보다는 내가 가진 집착을 선하게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더 아름답고 힘든 일이 아닐까. 선하다는 기준을 논하고 싶진 않다. 단지 성자가 된 자반은 과연 성자가 되었는지가 의문스럽다. 그는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아무런 가치있는 일도 하지 못했다.

자반은 나에겐 성자로 보이지 못했다. 단지 그는 노력한 한 사람일 뿐.. 이 책은 나에게 성자가 되는 법을 가르쳤다기 보다는 ‘인간은 결국 성자가 될 수 없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오늘도 난 내가 하는 집착들이 선한가를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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