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광주의 조천호군에게 권정생 선생님이 쓴 편지를 글과 그림으로 고정순 작가가 옮겼다 종이 위에 옮긴 그 글이 움직여오늘 아침 내 아이들의 목소리로 내게로 왔다다정하고 용감했던 아빠를 영정 사진으로 안아야 했던 광주의 다섯 살 아이에게이 아침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사십 대 중반이 된 그 아이는 이제 자라나는 자신의 아이들에게그날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그 아픔이 있었기에 세상이 변했다"라고 우리는 자신 있게 아이들에게 말 할 수 있을까?진실된 사과를 하지 않고 떠난 이가 못내 아쉽고 원망스럽다세상은 아직도 선과 악, 폭력과 전쟁이 난무하고지금 이 순간에도 떨어지는 폭탄에 숨죽이는 아이들이 있다.이 암흑의 시간과 고통을 나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아침을 먹고 예쁜 시골길을 따라 새들이 지저귀는 작은 학교 운동장에 아이를 내려준다 아이는 친구들에게 읽어 준다며 책을 챙겨 총총거리며 갔다내게는 완벽한 이 풍경이 아리게 느껴지는 아침이다.허나 오늘 아침 들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는분명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아이가엄마가 되었을 때, 그때는 나와 다른 세상을 이야기해 줄5월 16일의 아침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