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만 읽어도 전체 내용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책들은 초반에만 흥미로울까. 내가 흥미를 느낀 이와 비슷한 책들은 항상 명확한 답이 궁금한 것에 대해 탐구하겠다며 포부를 내비친다. 그러나 책의 중심 소재가 확답을 알 수 없고 굉장히 철학적이기 때문에 답을 내놓기 보다는 ‘이런 것도 있답니다~’ 하며 여기 저기서 예시를 가져다 붙인다. 늘어진다. 지루하다. 모르겠음 모르겠다 하자.

하지만 음식에 대한 취향을 ‘신체적인 감흥‘과 어떻게 분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칸트 이후로 음식에 대한 취향은 원시적이고 본능적이며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코스마이어는 책에서 "취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체적인 감각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된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 p.37
사람은 선택하기를 좋아한다. 연구에 따르면 메뉴를 보는 것만으로도 음식에 선호도가 높아진다고 나타났다. 선택할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마음이 들뜬다. 게다가 뇌 사진을 찍어보면이런 기대감은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기대감보다 신경세포 활동 을 더욱 활발하게 만든다. / p.41
취향은 배워가는 것이다. 모든 사회와 개인은 이 뻔한 사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출의 효과는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다. / p.76
좋아하는 것을 찾아낼 때 에너지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 p.82
취향은 사회적인 비교다. 넷플릭스에서 토드 옐린은 내게 이렇게말했다. "누군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예를 들어서 누군가 ‘난 오페라가 처음이에요‘라고 말했어요. 이들은 왼쪽, 오른쪽을 돌아보며 ‘저게 잘 하는 걸까?‘라고 의아해하죠." 그래서 공연이 끝난 뒤 그가 기립박수를 보내는지는 자신이 느낀 감정 보다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달렸다. 반대로 타인의 행동을 볼 수 없다면 선택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 p.119
사람들의 문화적인 자본은 실직전이자본보다 더 강력한 취향의 변수였다. 돈보다 문화적인 자본이 사람을 규정했다. / p.140
하지만 음악은 혼자서 듣는다. 차에서 듣거나 헤드셋을 연결해서 듣는다. 각자의 재생목록은 자신에게 최적화되어있다. 음악에 대한 기호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그래서 ‘마이 뮤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영화를 마이 무비‘라고 하지는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서비스에 음악을 올려놓고 방문객이 들을 수 있게 해놓는 것은 그들이 음악을 듣고 좋아하기를 바라서가 아니다. 자신이 즐기기 위해서다. / p.150
결국 기계가 학습할 때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인간의 취향이라는 것이다. 마일리 사이러스가 비슷한 부류의 음악 가운데에서 적절한 분류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도 인간이고, 어떤 음악가가 어떤 장르에 속하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인간이며, 무엇이 장르라고 정하는 것도 인간이다. 게다가 장르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 p.154
서체의 경우 사람들은 글자를 읽기 쉬울수록 좋아한다. 당연히 완만한 게 좋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서체를 읽기 어려울수록 그 속에 담긴 정보를 더 잘 기억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너무 쉬운 예술은 잊히기 쉽다. / p.214
인간은 ‘유사함의 편견‘에 영향을 받는 듯하다. 사람들은 자신과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점을 찾으면 점더 비슷하게 느껴진다. ‘치어리더 효과‘는 개인의 매력이 그룹에 있을 때와 혼자일 때 다르게 평가받는 현상이다. 특별한 성격은 단독으로 볼 때는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단체로 볼 때는 평범하게 받아들여지거나 눈에 덜 띈다. 비슷한 이유로 사람들은 직접 보는것보다 영상으로 볼 때 좀더 좋게 평가한다. 진짜냐 아니냐에 따라서평가가 달라진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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