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탄을 좋아한다. 이 시집의 서두에 실린 시는 말한다. 연탄 함부로 차지 말라고 너는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반문한다.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이 오래고 오랜 연료인 연탄, 시집은 우리의 추억 속에 있던 사라졌가고 있는 것들을 소환하여 되새긴다. 국방색 바지, 연애시절, 학창시절 멀어져가는 추억들을 애써 기억해내어 따스한 추억으로 만들어낸다. 시인이 해직교사로 쫓겨난 학교를 그리는 순간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그를 반기고 밤에 시쓰기를 하면 불구멍을 조절하고 있을 젊은이를 생각하며 엮어내는 따뜻한 시. 이 시집의 곳곳에는 이 추억의 잔치가 펼쳐져 있다. 시집의 제목인 '외롭고 높고 쓸쓸한' 은 백석의 시에 있는 구절이다. 가난하고 외로운 상황에서 문득 떠오르는 사랑이 그 시에 있었다. 아마 안도현 시인이 제목으로 정한 이유도 자신의 시가 힘겨운 세상의 모든 괴로움에서 사랑을 발견하길 원하는 소망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