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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
이광수 / 우성출판사 / 1996년 3월
평점 :
절판
<무정>이 갖는 문학사적 의의를 벗어나 무정을 읽는 경우란 흔치 않을 것이다. 이 작품이 계몽주의적 문학관을 바탕으로 민족의 교화, 자유연애의 주창으로 이루어졌다는 기본적 이해는 이 작품을 작품 자체의 즐거움으로 읽지 못하게 한다. <무정>이 왜 열광적 인기를 얻었는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그 당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작품은 하나의 해방구를 열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 전통사회의 부정은 물론 이광수의 오류지만 자유연애나 민족계몽 그 자체는 의미있는 것이다.
표현면에서도 그의 작품이 비록 인위성을 지니고 있지만 개성적 인물의 내면묘사는 시대적 기준을 넘는 새로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정>을 전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문학작품이란 시대적 정황의 한계와 기준 속에서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일단 문학작품을 바라보는 첫 단계이다. <무정>을 읽으며 놀랍게도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그의 경쾌하고 감성적인 (지금으로는 유치할 수도 있지만) 문장은 쉽게 작품으로 끌어들이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무정>이 지닌 근대적 성격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